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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위기' 현대해상, 7년 만에 수장바꾼 까닭은
입력: 2020.03.03 11:27 / 수정: 2020.03.03 11:27
현대해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조용일(왼쪽)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조용일(왼쪽)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 손해율 악화에 실적 내리막길…손익 개선 과제

[더팩트│황원영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현대해상)이 신임 대표이사(CEO)로 조용일 총괄 사장과 이성재 총괄 부사장을 각각 내정했다. 2013년부터 현대해상을 이끌어온 이철영 부회장은 재취임 7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저성장 등으로 보험 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해상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504억 원으로 전년(3590억 원) 대비 30.2%나 줄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조417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8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5% 감소했다. 2018년도 역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전년보다 19.6% 감소한 3755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실손보험 및 실손 연계 생존담보 손해율이 높아짐에 따라 상위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위험손해율을 시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은 110%로 전년(104.8%)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합산비율이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값으로 100%를 초과하면 손해액 및 사업비 지출이 보험료 수입보다 크다는 의미다. 손해율이 치솟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가격 통제로 보험료도 마음껏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적 감소의 여파가 이어지자 현대해상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7년 만에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해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달 20일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 사장과 이 부사장은 오는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조 사장은 1958년생으로 1984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1988년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반보험업무본부 전무, 기업보험부문장 전무 및 부사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으로 승진한 후 12월부터 총괄 사장을 맡아왔다.

이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1986년 현대해상에 입사해 경영기획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현대C&R 대표이사, 기업보험부문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2월부터 총괄 부사장이 됐다.

현대해상 임추위 측은 "회사의 공익성 및 신용질서 유지, 건전경영 등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한 최고경영자로서의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현대해상을 이끌어온 이철영 부회장은 7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부회장은 2007년에 현대해상 대표로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친 후 2010년 자회사인 현대해상자동차 손해사정 이사회로 갔으나 2013년 다시 현대해상 대표로 복귀했다. /현대해상 제공
2013년부터 현대해상을 이끌어온 이철영 부회장은 7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 부회장은 2007년에 현대해상 대표로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친 후 2010년 자회사인 현대해상자동차 손해사정 이사회로 갔으나 2013년 다시 현대해상 대표로 복귀했다. /현대해상 제공

10년간 현대해상을 이끈 이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까지만 임기를 유지한다. 이 부회장은 2007년에 현대해상 대표로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친 후 2010년 자회사인 현대해상자동차 손해사정 이사회 의장직을 3년간 수행했다. 이후 2013년에 다시 현대해상 대표로 복귀해 7년간 회사를 이끌며 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로 불렸다.

그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조직을 관리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8조 원대에 불과했던 자산 규모는 13년 만에 46조 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합병 등 굵직한 현안 해결하며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했으나 손해보험업계를 덮친 성장세 둔화를 피해 가지 못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현대해상은 2년째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1950년생(만70세)으로 손해보험사 CEO 중 최고령이라는 점 역시 세대교체가 이뤄진 배경이다.

올해 보험 시장은 녹록지 않다. 제한된 시장에서 과당경쟁, 과잉진료,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손실 확대, 저금리로 인한 수익 악화 기조가 지속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현대해상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DB손해보험(DB손보)이 매출 격차를 좁히고 있어 위기감도 높다. 지난해 현대해상과 DB손보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6.8%, 16.3%로 0.5%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당기순이익만 놓고 봤을 때는 DB손보가 월등히 높다. 지난해 DB손보 당기순이익은 3729억 원으로 현대해상보다 1225억 원 많았다.

급변하는 경영환경도 문제다. 저출산·고령화 고착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기존 사업 방식으로는 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성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2022년부터 도입될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에도 대비해야 한다. IFRS17이 시행될 경우 원가법으로 계산하던 보험부채를 결산 시점의 기초율에 기반해 완전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가용 자본만으로는 적정 수준의 규제 비율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 확보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조사장과 이 부사장은 손익과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두 대표의 과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략부서를 본부로 격상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 의지를 보였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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