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 "우리도 얼마나 들어올 지 몰라요"…고객 "언제까지 매일 줄서야 하냐"[더팩트|이민주 기자·한건우 영상 인턴기자] 마스크 공적 판매처 하나로마트가 지점마다 다른 판매방식을 활용하면서 고객들이 혼란을 겪는 분위기다.
줄을 선 고객에게만 선착순으로 마스크를 판매하는 지점이 있는가 하면, 사전에 번호표를 나눠준 곳도 있어 판매 시간인 오후 2시에 맞춰 점포를 찾은 고객들이 허무하게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어떤 곳은 아예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았다.
2일 마스크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힌 농협 하나로유통(하나로마트) 가운데 서울 소재 점포 여러 곳을 찾았다.
하나로마트 측은 이날 마스크 공적 판매처 지정에 따라 이날 전국 2219개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 70만 장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판매 시간은 오후 2시라고 명시했지만,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 안내를 하지 않았다.
◆ "우리도 잘 몰라요" 각기 다른 판매방식에 직원도 '곤혹'
하나로마트는 이날 지점별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었다. 별도 공지 없이 지점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판매를 하면서 오전부터 하나로마트 앞에 고객 700여 명이 줄을 선 곳에서부터 미리 번호표 배부가 끝나 매장 앞이 한산한 곳까지 각기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가장 먼저 오전 9시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한 서울 마포구 소재 하나로마트 지점에서는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았다. 전일(1일) 마스크 판매로 재고를 모두 소진해 당분간은 마스크를 판매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지점 직원은 "전날 1500명에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비축 마스크 물량을 전량 소진했다. 추후 일정량의 마스크 재고를 확보한 후 재판매를 할 수 있기에 당분간은 판매할 수 없다"며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지만 언제가 될지는 미정이다. (고객들이) 현장에 와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마스크를 판매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하나로마트 앞에는 수백 명이 줄을 섰다. 이 매장은 선착순 방문 고객에 마스크를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후 1시를 기준으로 매장 앞에 줄을 선 인원이 400명을 돌파했으며, 판매 시간(오후 2시)에 이르러서는 대기 고객이 700명을 넘어섰다. 줄을 선 고객의 70~80%가 50~60대였다. 맨 앞에 줄을 선 고객은 오전 9시 30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다고 설명했다.
이 지점에서 5km가량 떨어진 마포구 노고산동 소재 다른 하나로마트에서는 사전에 번호표를 배부하는 방식을 택했으나 이 방식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해당 지점 직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미 번호표 배부가 끝났으며, 번호표를 받아 간 인원은 220명에 불과했다. 이날 오전부터 400명에 가까운 고객이 매장 앞에 줄을 섰으며 번호표를 받지 못한 고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번호표 배부가 끝났지만 직원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은 분위기였다. 고객센터에 선 직원은 끊임없이 몰려드는 고객에 "마스크 판매가 끝났다"고 안내했다.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받는 한 직원은 연신 "네 마스크 판매 종료됐습니다. 내일도 판매할지 여부는 저희도 알 수 없습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지점에서 만난 한 직원은 "오픈 시간 전부터 너무 많은 고객이 줄을 서 기다리셔서 번호표를 배부했다. 오전 7시부터 줄을 서 계시더라"며 "그러나 내일부터는 선착순 판매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선착순으로 판매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고객이 너무 많아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마스크가 (내일) 들어올지를 알 수가 없다. 오늘도 오전 9시 30분이 돼서야 마스크가 1100장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전까지는 줄을 선 고객에게 판매하는지 안 하는지조차 안내할 수 없어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다"라고 전했다.
◆ "매번 와보면 없어요"…빈손으로 발길 돌리는 고객들
특히, 지점마다 다른 판매 방식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뤘다.
이날 하나로마트 앞에 줄을 선 한 고객은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판다는 기사를 보고 오전부터 와 있었다"며 "이렇게 길게 줄을 설지 몰랐다. 일찍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언제까지 이렇게 매일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해야 하나 싶어 서글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고객은 "오전 10시쯤 왔다가 날이 추워서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시 오후 12시에 나왔더니 줄이 이렇게나 길어져 있다"라며 "마스크 물량이 더 많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다른 남성 고객은 "오후 12시 45분에 왔는데 나까지 (마스크 구매)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사전 번호표 배부 방식으로 판매한 지점에서도 불만은 이어졌다.
노고산동 소재 하나로마트 앞에서 만난 고객은 "하나로마트 홈페이지에서 2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안내하고 있어서 두 시간 일찍 온 것인데 오전에 이미 번호표를 나눠줬다니 허무하다"며 "이렇게 (번호표 배부) 하는 게 어디 있냐. 알았다면 오전에 나와서 번호표를 받고 다시 들어갔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마스크 미판매 하나로마트 지점에서 만난 주부 김 씨(48)는 "전날 2시 10분에 뒤늦게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하나로마트에 왔다가 줄이 너무 길어 못 사고 돌아갔다"며 "뉴스를 보니 오늘 다시 판매한다고 해서 오전부터 와 봤는데 안 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가) 있는 날도 있고 없는 날도 있어서 매일 와봐야 한다"며 "그렇게 운이 좋게 있어도 5장까지만 살 수 있다. 우리는 매일 뉴스만 보고 (판매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입장인데 좀 안내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공적 판매처를 통한 마스크 판매 자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 씨(31)는 "뉴스에서는 매일 우체국,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한다고 하는데 막상 와보면 없고 줄이 길어서 결국 구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정말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목적이라면 동사무소 등을 통해 마스크를 공평하게 배부해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공적 판매처에서 파는 양도 인당 5장 정도로 너무 적은 데 이를 위해 매일 수 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니 이게 진짜 맞는 방법이냐"며 "지점별로 판매 방식이라도 통일을 하던지. 매일 친구들끼리 '어디에 갔더니 마스크가 있더라'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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