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 '비상' 걸린 패션업계 "봄 장사 포기했다"
  • 한예주 기자
  • 입력: 2020.03.02 11:42 / 수정: 2020.03.02 11:42
따뜻한 겨울 날씨에 겨울 의류 판매에 발목을 잡혔던 패션업계가 코로나19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텅빈 명동 거리 모습. /이새롬 기자따뜻한 겨울 날씨에 겨울 의류 판매에 발목을 잡혔던 패션업계가 코로나19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텅빈 명동 거리 모습. /이새롬 기자

겨울상품 매출부진에 패션행사까지 취소…장기 침체기 오나[더팩트|한예주 기자] 패션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따뜻한 겨울 날씨 탓에 지난해 힘든 4분기를 보낸 업체들이 봄 장사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 원자재를 조달하거나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중소 패션업체들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각종 패션행사까지 취소되자 "봄 장사는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매출 3842억 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850억 원, 3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 21.1% 급감했다.

코오롱스포츠를 운영 중인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또한 영업이익 8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5.9% 줄었다.

위축된 소비심리와 함께 예년보다 따뜻했던 기온 탓에 대다수 업체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자 올해 상반기 장사마저 위험에 처했다. 통상 졸업과 입학식 등이 열리는 2월과 3월은 패션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학교 개강이 연기되고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외모를 치장하는 소비마저 줄었다.

실제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96.9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했다. 하락 폭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타격이 미친 2015년 6월과 같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아예 없다"면서 "이맘때가 봄 시즌 상품 판매 대목인데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소비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업계가 장기 침체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용희 기자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업계가 '장기 침체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용희 기자

여기에 중소 패션업체들은 물품 수급 자체에 차질이 생겨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대기업들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공장을 분산시켰지만 영세한 곳일수록 중국 공장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산 의류의 국내 수입량도 해마다 늘어 2017년엔 7909만6000달러(약 965억 원)어치가 들어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여성복과 중가 브랜드 업체 등은 생산단가 등을 맞추기 쉽지 않다"며 "손님도 없지만 물건을 가져올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고 말했다.

심지어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서울시의 '서울 패션위크'와 내달 25부터 27일까지 개최하기로 했던 '패션코드 2020 F/W'가 취소됐다. 올 한해 국내·외 패션 트렌드와 각 브랜드의 대표적 '신상'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마저 코로나19 여파에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패션업계가 올해 S/S시즌(봄·여름)을 넘어 F/W시즌(가을·겨울)까지 '장기 침체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 1분기는 물론 올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회복기간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 이후까지 영향이 지속된다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생기는 등 패션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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