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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코로나19 직격탄, 항공업계 직원도 취준생도 '곡소리'
입력: 2020.03.01 00:00 / 수정: 2020.03.01 00:00

항공업계의 경영 환경이 최악에 다다르면서 항공사 직원들과 항공사 취준생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텅 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인천국제공항=남용희 기자
항공업계의 경영 환경이 최악에 다다르면서 항공사 직원들과 항공사 취준생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텅 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인천국제공항=남용희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이진하·윤정원·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현대차, 울산서 신천지 직원 확진에 '비상'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지역 사회 감염 단계까지 번지면서 전국민이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위생 관리 지침을 강화하며 확산 방지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또 각 기업들의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한 기부 행렬도 눈길을 끄는 등 각 기업들의 대처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반면 일상으로 파고든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경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이번주 비즈토크에서는 여행 및 출장 자제 지침에 경영환경이 최악으로 치닫는 항공업계와 중국 공장의 불가피한 휴업 중 국내 울산 공장 근로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린 현대자동차, 재택 근무가 어려운 은행권 종사자들의 속사정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비싼 임대료를 내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직업군 중 하나인데요. 정부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꺼낸 임대료 지원 정책도 이어 살펴보겠습니다.

◆ "퇴로 없는" 항공업계, 직원·취준생 불안감 증폭

-국내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함에 따라 여행 및 출장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항공업계의 '곡소리'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항공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나 항공업계 취업을 위한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도 점차 커지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항공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현재 항공사들은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고자 자체적으로 노선 운휴,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1만 명 이상의 항공사 임직원 역시 임금 반납, 유·무급 휴직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직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 보장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불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역도 백수가 될 판이다"라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현 상황에 대한 심정을 털어놓는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는데요. 자신이 항공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들은 "비운항 노선이 늘고 인원 감축이 되면서 타격이 크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비행이 많다고 투덜거렸는데, 이제는 비행이 하고 싶다" "구조조정 얘기가 은근히 나오는 것 같아 무섭다" 등의 글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항공사 채용 시장에도 찬바람 불 것으로 보입니다.

-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일본 여행 불매운동에 따라 이미 채용 여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자 항공사들은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요. 실제 국적사 8곳 중 올해 채용 계획을 세운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유휴인력만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채용 확대는 '언감생심'이라는 것이죠.

-항공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실망이 굉장히 클 것 같네요.

-취업 사이트만 봐도 안타까운 심정을 적은 글들이 가득합니다. 취업준비생들은 "올해 채용을 하는 항공사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정비사를 준비 중인데, 다른 직종으로 전환해야하나 고민 중이다. 전문직종이라 쉽지 않을 것 같다" "외항사 채용을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을 것 같다" 등의 글을 취업 사이트에 게재하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지만 기존 자리가 유지될 수 있는 일자리 정책를 마련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현 기조가 유지된다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역시 취업문이 열리기 어려울 예정인데요. 고강도 비용 절감으로도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외부 영향에 따른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조속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고요.

-지난달 28일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대표들이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며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에어부산·에어서울·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 업체 6곳이 조건 없는 긴급 금융지원을 건의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는데요. 이번 사태가 특정 항공사만이 아닌 항공업계 전반의 위기라는 판단이 깔린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부의 세부적인 지원책이 어서 마련돼 항공사들의 짐이 덜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 근로자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뉴시스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 근로자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뉴시스

◆ 현대차 살얼음 한주…신천지 직원 확진에 코로나19 방어 노력 무색

-이번에도 코로나19 관련 소식입니다. 현대차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현대차는 중국 현지에서 와이어링 하니스(전선 뭉치) 부품 공급 문제로 공장 휴업을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죠.

-맞습니다. 지난 한주 현대차 내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는데요. 청정 지역으로 꼽혔던 울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내부적으로 비상 대응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건 1차 협력사 서진산업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나오면서부터인데요. 서진산업 가동 중단 영향으로 울산 4공장의 소형 화물차 포터 생산라인도 함께 멈춰버렸습니다. 물론 하루 휴업에 그쳤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현대차 몫으로 돌아갔죠. 현대차의 대규모 사업장에 피해가 발생하는 건, 울산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민한 문제입니다.

-그렇군요.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자체 방역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5일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특별합의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특별합의 내용은 크게 △사전 예방 활동 강화 △확진자 발생 시 선제적 비상조치 △협력사 및 지역사회 공동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 지원 활동 등으로 구성됐죠. 이후 현대차는 사업장 내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는데요.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고 외부 출입을 철저히 관리하는 등 경계수위를 대폭 높였죠.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확산되면서 불안감은 줄곧 유지됐습니다. 한 현대차 직원은 "살얼음을 걷고 있는 듯한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전했죠.

-이후 사업장에서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나요?

-현대차 노사의 총력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8일 현대차 울산 2공장 도장부에서 일하는 50대 근로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이에 현대차는 2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죠. 현대차로선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된 것입니다. 현대차 2공장은 제네시스 GV80, 현대차 팰리세이드·싼타페·투싼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곳인데요. 방역 당국은 해당 확진자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죠.

-사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울산 5번째 확진자의 부모가 울산 시트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확인돼 한차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간 바 있는데요. 다행히 해당 근로자들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현대차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울산 현대차만 해도 생산직·사무직 등을 포함해 총 3만여명이 함께 생활하는 일터이기 때문이죠.

하나은행 직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하나은행 직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 코로나19 확산에 달라진 은행 풍경…위험 노출은 여전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가면서 은행 영업점 풍경이 달라졌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달 26~27일 양일간 서울 중구·종로구에 위치한 은행 영업점 8곳을 방문했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었습니다. 평소 환한 얼굴로 고객을 맞이하던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영업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영업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고객의 수가 절반 이상으로 확연히 줄었다고 합니다. 또 매일 소독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은행의 경우 전국에 지점이 촘촘히 분포돼 있고 상담 등 대면 업무를 많이 하는 특성 때문에 더욱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데요.

-네, 실제로 은행 직원들은 코로나19 전염 위험 노출이 큰 편입니다. 고객들을 가까이 대면할 뿐만 아니라, 고객이 쓴 종이와 돈도 직접 만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 임직원들의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조치하지 않았나요?

-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재택근무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은 비대면 은행 업무가 불편한 고령층 고객이거나 대면 업무가 필수인 대출 고객, 기업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신한·KB국민·씨티은행 등 은행 본점 일부 직원들은 이미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영업점 직원들은 근무 지점이 폐쇄되지 않은 경우 그대로 출근하고 있고요. 한 은행 영업점직원은 "영업점 직원들이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재택근무는 꿈도 꿀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은행 영업점 직원과 관련한 청원이 올라왔다면서요.

-지난달 2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은행 및 공공기관 단축 근무 시행해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는데요.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의 노출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 달라는 바람을 담은 글입니다. 해당 청원은 9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를 눌렀고요.

-대안을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겠네요.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길 바라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착한 임대인’ 지원…국회 벽 넘을 수 있을까

-코로나19의 무서운 기세로 생계와 직결된 피해를 입고 있는 직업군 중 하나인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소상공인들은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드물다 보니 어느 때보다 더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데요. 가게 문을 여나 마나 한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가 임대료 관련 대책을 내놨다고요?

-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세트’를 발표했는데요. 대책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임대요율을 당초 3%에서 재산가액의 1%로 인하하고, 국가위탁개발재산은 임대료의 50%를 감면하기로 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임대요율도 당초 5%에서 최저 1%로 내리기로 했고요.

-코레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공항공사 등 임대시설을 운영 중인 103개 모든 공공기관이 임대료 인하에 동참한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총 8000여 개 점포에서 임대료를 최대 35% 감면해주기로 했는데요. 규모는 총 300억 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3종세트’라고 했는데 그럼 정부와 공공기관 지원 외 민간 주도 대책도 있는 건가요?

-맞습니다. ‘착한 임대인’ 지원책인데요. 정부가 과거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3개월 이상 임대료를 10% 인하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진 ‘착한 임대인 운동’에서 착안해 이를 장려하는 대책을 내놓은 겁니다.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임차인의 임대료를 내려주는 착한 임대인에게 올해 상반기까지 소득, 인하 금액과 관계없이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해주는 형식입니다.

-상인들에게는 당장 임대료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고, 임대인은 세금을 할인받는 혜택을 볼 수 있으니 ‘상부상조’라는 해석도 있네요.

-'전례 없는 지원책'이라며 반기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다만 해당 내용이 국회 문턱을 쉽게 넘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에 한시적인 조항을 만드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요. 세수가 줄면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국회 논의 과정이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상대적 부유층인 ‘건물주’들의 세부담을 낮춰줄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돕자는 취지로 해당 정책을 내놨을텐데요. 빠른 법안 통과도 중요하지만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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