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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심각'] 재택근무 움직임 확산…누구에겐 먼 나라 이야기
입력: 2020.02.27 11:56 / 수정: 2020.02.27 14:05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택근무 조치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택근무 조치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직장인들 관심사 '우리는 언제 재택근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택(근무)하고 있어?"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주 오가는 대화 내용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자 감염을 예상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자연스럽게 주변 회사의 재택근무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또 누구에게는 현실과 동떨어진 허탈한 주제이기도 하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피해 예방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도 최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회원 기업들에 감염병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택근무, 원격회의 등을 자율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재택근무 움직임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현대·LG·SK 등은 감염에 취약한 임산부 직원, 자녀를 보살펴야 하는 직원 등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으며, 그 범위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사실상 현장근무가 불가피한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는 흐름이다.

특히 SK그룹은 지난 25일부터 각 관계사별 상황에 맞춰 재택근무를 적극 시행했다. 1~2주 정도로 공지된 재택근무 기간을 상황에 따라 늘릴 수도 있다고 예고한 상태다. SK텔레콤의 경우 26일 사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비상에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선제적 재택근무 예방 조치로 인해 큰 피해를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외부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했다. 또 재택근무와 원격회의 등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재택근무는 일부 직원에 한해 진행되고 있지만, 회사는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외부에서 클라우드에 원활히 접속될 수 있도록 관련 장비와 네트워크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도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예 3일간 유급 특별휴무를 결정했다. 업무상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나와야 하는 직원은 제한적으로 근무를 실시하고, 이들에 대한 휴가는 추후 별도로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도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카카오뱅크 등도 재택근무에 돌입한다. SK텔레콤, KT, 카카오, 네이버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도 마찬가지다.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업계는 사업상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재택근무 조치에 적극적이다.

불경기 극복이 우선인 중소기업들은 재택근무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불경기 극복이 우선인 중소기업들은 재택근무 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항공 업계에서도 재택근무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6일부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임산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도 이날부터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기간은 다음 달 4일까지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일 창립기념일 행사도 열지 않기로 했다.

재계는 재택근무 시행 기업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무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데이터 금융 플랫폼 뱅크샐러드, 블록체인·핀테크 서비스 두나무, 명품거래 플랫폼 트렌비 등 스타트업도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자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하지만 불경기 극복이 우선인 중소기업은 재택근무 선택권이 사실상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근무 환경 격차만 확인했다는 자조 섞인 한숨도 나온다. 서울의 한 직장인은 "감염 피해 예방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의치 않은 기업들도 많다"며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른 기업 재택근무 소식이 들려오면 착잡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 지역도 마찬가지다.

대구에서 서비스직에 근무한다고 밝힌 김봉규(34) 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정부의 권고이기 때문에, 가급적 업무가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하지만 대기업 위주 움직임이다. 대기업 수가 서울보다 적고 제조업, 영업·서비스업 위주인 대구는 가장 조심해야 될 지역임에도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회사는 힘들고, 직원들은 단축·휴업 등으로 급여가 줄어들 것을 고민하고, 마스크 가격은 폭등하고, 대구 상황이 아주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벤트 업계 종사자 30대 송 모 씨는 "중소기업은 휴직령이 내려져도 긴급 입찰 등 당장 급한 일이 있으면 출근해야 한다. 먹고 사는 문제다"라며 "재택근무는 모르겠고, 무급휴직 상황만 벌어지지 않으면 한다. 무급휴직 사태로 생계가 흔들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인근 지역에서 제조업 관련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는 30대 최 모 씨는 "재택근무는 바라지도 않는다. 직원 안전을 위해 마스크만 잘 공급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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