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내놓은 '펭수 노리 체크카드'(왼쪽)가 출시 첫 날 4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카드업계 캐릭터 바람이 불고 있다. /KB국민카드·신한카드 제공 |
KB국민카드 '펭수 카드' 발급 첫날 4만 장 이상 발급
[더팩트│황원영 기자] 카드도 예뻐야 통하는 시대가 왔다. KB국민카드가 카드업계 최초로 크리에이터 '펭수'와 손잡고 내놓은 펭수 체크카드는 출시 첫날 역대급 판매고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 '미니언즈' 등을 전면에 내세운 카드사들이 연일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카드사들이 인기 캐릭터 모시기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가 지난 17일 출시한 '펭수 노리 체크카드'의 발급 실적은 첫날에만 4만 장을 돌파했다. 출시 4일째인 21일에는 12만 장을 넘어서며 신기록을 세웠다. 통상 체크카드의 경우 월 2만5000장, 연간 30만 장 이상 판매되면 대박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추세로 카드발급이 이뤄질 경우 최단기간 30만 장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카드는 '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캐릭터 펭수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다. 펭수는 10대는 물론 2030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며 전용 유튜브 채널 구독자 210만명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다.
KB국민카드는 펭수 특유의 인사법인 '펭하' 포즈와 펭수의 다양한 표정을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디자인에 적용했다.
앞서 신한카드 역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이용해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 신한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인 '무지'를 디자인에 차용했는데 출시 6개월 만에 26만 장 이상 발급되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 10일 카카오프렌즈 '콘' 캐릭터를 이용한 '카카오페이 체크카드' 리뉴얼 버전을 출시했다. 혜택은 동일하되 디자인만 바뀐 상품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3월 NBC유니버설과 손잡고 미니언즈 체크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미니언즈 체크카드는 출시 138일 만에 30만 장 이상이 발급됐다.
NH농협카드 역시 지난해 11월 카카오프렌즈 대표 캐릭터 '라이언'을 앞세워 '라이언 치즈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출시 3주 만에 발급 10만 장을 돌파했다.
카드사들은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 시행 등으로 고비용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디자인 마케팅'이 대안책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실행하고 카드사들이 상품을 출시할 때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담지 못하도록 했다. 과도한 카드사 마케팅 비용이 카드운영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은 카드사들이 새로운 카드 개발 시 판매비용보다 판매수익을 크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새로 출시되는 카드에 부가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주요 마케팅 수단이던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캐릭터 카드가 가시적인 실적으로 이어지자 향후 다양한 캐릭터를 카드로 디자인 강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지 않고서도 캐릭터 파워에 힘입어 가입자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다양한 캐릭터와 손잡고 타사와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