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대형마트 인기 상품을 바꿔놓는 등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민주 기자 |
미니세탁기·공기청정기 '인기' vs 화장품·쥬얼리, 수요 줄어
[더팩트|이민주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에서의 소비자 구매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기점으로 보건용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이 같은 흐름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구매가 급증한 것은 위생용품뿐만이 아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니 세탁기 판매량이 급증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1~19일 사이 소형 세탁기(파세코 미니 클린) 일평균 매출은 전월 대비 633% 늘었다. 매주 전주 대비 15%를 상회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미니 세탁기 수요가 7배나 늘어난 건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며 "보다 깔끔하게 위생을 관리하기 위해 아기 옷이나 속옷을 분리해 세탁하는 가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태경 홈플러스 가전팀 바이어는 "편리미엄(편리한 것이 곧 프리미엄) 트렌드에 더해 코로나19 등 최근 환경적 요인들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는 와중에도 고객들이 이 제품을 사려고 매장에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이후 이달 미니 세탁기 판매량이 전월 대비 6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홈플러스가 판매 중인 미니 세탁기. /홈플러스 제공 |
온라인 쇼핑 업체에서는 공기청정기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G마켓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스마일배송을 통한 공기청정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0% 늘었다. 스마일배송은 이베이코리아 전담 배송 서비스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사태와 미세먼지 이슈로 공기청정기가 판매 상위 순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이라고 전했다.
면역력 강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찾는 사람도 늘어났다.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1일 사이 롭스 온라인몰 내 건기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신장했다. 같은 기간 비타민 상품류는 2077%, 프로바이오틱스 상품류는 730%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닷컴의 비타민C 제품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23.6% 증가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식품군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사이트 아이허브에 따르면 지난달 '면역 체계' 카테고리 상품군 전 세계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했다. 국내로 한정해서 보면 같은 기간 면역 체계 관련 상품 매출은 52% 늘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홈쇼핑 내 색조화장품 주문금액이 줄고 스포츠웨어 관련 방송 편성도 축소됐다. /이민주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외부활동과 관련 있는 일부 상품들은 예년과 비교해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판매 상품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용과 외출 관련 상품 판매가 줄고 건강 및 위생 관련 상품 판매가 늘었다. 해당 기간 색조화장품 주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6% 감소했다. 목걸이, 시계 등의 명품·쥬얼리 상품 주문금액도 14% 줄었다. 야외 활동이 줄자 스포츠웨어·레저 관련 상품의 방송 편성도 전년 동기 대비 42% 줄었다.
여행 상품은 지난달 28일부터 방송 편성에서 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2월은 홈쇼핑 여행 상품 판매가 늘어나는 성수기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2개 여행 패키지 상품이 판매됐다.
반면 같은 기간 위생용품 편성은 1.5배, 건기식과 간편식(HMR)은 2배 이상 확대됐다. 건기식 주문금액은 137% 증가했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이같은 소비 패턴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적 요인은 소비 패턴 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며 "특히 코로나19는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내 쇼핑 트렌드를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런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영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나 외모를 꾸밀 때 사용되는 상품 수요가 감소하고 집에서 머무르며 건강을 지키려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소비 패턴도 급격히 바뀌는 추세다. 자사는 이같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방송 편성도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