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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인종차별로 생각하나" KLM, 고개 숙였지만 '애매한' 사과
입력: 2020.02.14 15:43 / 수정: 2020.02.14 15:48
KLM항공이 한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인종 차별로 인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KLM 경영진들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KLM항공이 한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인종 차별로 인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KLM 경영진들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14일 간담회서 사과문 낭독 후 90도 사과…승무원의 '단순 실수' 강조

[더팩트|광화문=한예주 기자]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이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간담회에 자리한 경영진들은 두 차례나 허리를 굽히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외국기업 경영진들이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일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이날 자리한 경영진들이 이번 사안을 인종차별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KLM은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승무원 전용 화장실과 관련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간담회에는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이문정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등이 참석했다.

기욤 글래스 사장은 사과문을 낭독하며 "먼저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승객 여러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이번 일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이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승객분들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래스 사장은 "(인종차별이) 해당 승무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된 바 한국 고객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안은 KLM 본사 임원진에게 바로 보고됐고, 내부적으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사과문을 낭독한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사진)은 어떻게 인종차별로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단순히 승무원 개인이 실수를 한 것일 뿐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동률 기자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사과문을 낭독한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사진)은 "어떻게 인종차별로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단순히 승무원 개인이 실수를 한 것일 뿐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동률 기자

다만, 글래스 사장은 회사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인종차별 문제로 판단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 인종차별로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회사 차원에서는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영어로도 기재하는 것을 깜빡한, 단순히 어리석은 실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영상과 SNS 등 초기에 발견된 사실만 보고 파악하기는 어렵고, 심층적인 조사가 따라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이 사안이 어떻게 인종차별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코로나19는) 특종 인종만 관련된 사태라기보다 전 세계가 영향을 받고 있는 사태이기 때문에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만 어떻게 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승무원의 개인적인 실수라는 점을 반복하며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과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운항 중이던 KL855 항공편 기내 화장실 문 앞에 한글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한글 안내문이 붙은 사실이 알려진 데에서 시작됐다.

다른 언어 없이 한글 안내문만 붙어 한국인 승객을 차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당시 문제가 된 항공편에는 네덜란드 승무원 8명과 한국인 승무원 2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은 277명이 탑승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135명이 한국인이었다.

한국인 승객이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승무원에게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항의하자 부사무장은 해당 승객에게 도리어 사진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은 "잠재적 코로나 보균자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답하고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KLM은 문제가 된 승무원과 기장에 대해 어떤 식으로 조치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왼쪽부터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이문정 한국 지사장,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이동률 기자

KLM은 문제가 된 승무원과 기장에 대해 어떤 식으로 조치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왼쪽부터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이문정 한국 지사장,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이동률 기자

회사는 유사한 사태의 재발의 방지하기 위해 KLM 기내 서비스 총괄인 수석부사장 미리암 카트만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밝혔다. 해당 항공편의 승무원은 한국 승객에게 미친 피해와 관련해 기내 운영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진과 별도의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글래스 사장은 "이 문제는 KLM 본사 임원진에게 바로 보고됐으며, 내부적으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해당 항공편에 타고 있던 승무원 10명은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에 도착하는 대로 기내 운영을 총괄하는 부사장과 심도 깊은 면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회사 측과 간단한 1차 면담을 진행한 해당 승무원은 "영어까지 적는 것을 깜박했고, 이는 단순한 실수"라고 말했다고 KLM 측은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KLM은 모든 승무원들에게 승무원만을 위해 운영되는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지했다. 향후 인천으로부터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항공편 운항 전 실시하는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해당 이슈를 다시 한 번 강조하도록 하겠다는 점도 알렸다.

한편, SNS 등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국토교통부는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에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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