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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롯데의 결단…'구조조정' 칼바람 부나
입력: 2020.02.14 00:00 / 수정: 2020.02.14 00:00
유통공룡 롯데가 대대적인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번 롯데의 결정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 /한예주 기자
'유통공룡' 롯데가 대대적인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번 롯데의 결정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 /한예주 기자

경쟁력 없는 매장들 수술대로…오프라인 유통 저무나

[더팩트|한예주 기자] 롯데가 오프라인 점포 30% 감축이라는 '고강도 승부수'를 던졌다. 실적 부진의 늪에서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롯데가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점포 700여 개 가운데 성과가 나지 않는 비효율 점포 200여 개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해 재무 건전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롯데쇼핑이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간 롯데는 유통업계에서 상황 변화에 재빨리 대처하기보다는 천천히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에 따른 중국 사업 철수, 그룹 내부의 경영권 분쟁과 사법 리스크, 일본 불매운동 등 악재가 이어지며 보수적인 경영전략의 롯데도 '변화'를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내수 경기 침체에 온·오프라인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심각하게 악화되자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실제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줄어든 4280억 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1.1% 감소한 17조6330억 원을 기록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가 아쉬운 실적을 냈다. 매출이 가장 큰 마트는 2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슈퍼는 영업 적자가 1000억 원이 넘었다. 롭스, 온라인 등 기타 부문의 손실도 1930억 원에 이르렀다. 백화점만 전년보다 22.3% 증가한 51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와 온·오프라인 시장 간의 경쟁이 심화되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였다"며 "올해는 백화점, 마트, 슈퍼 등 점포의 수익성 기준으로 추가적인 효율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 왔던 롯데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사진)을 주도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롯데의 움직임이 거세다. /롯데쇼핑 제공
그간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 왔던 롯데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사진)을 주도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롯데의 움직임이 거세다.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 내부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강희태 부회장 주도로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각 사업부 본사 인력을 최대 20% 축소하고 이들을 영업 현장에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시작했다.

각 사업부 스태프 조직을 강 부회장 원톱 체제인 롯데쇼핑 헤드쿼터(HQ)로 통합하고, 각 사업부는 영업에만 힘을 쏟게 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부 간 투자, 예산, 인력 배치 등을 HQ가 일괄적으로 관리해 비효율성을 줄이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우선적으로 임차 매장이 많은 마트와 슈퍼를 정리할 예정이다.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고 매장 간 상권 충돌이 생긴 곳은 최대한 빨리 폐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점포정리 작업은 빠르면 3년 내 마무리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구조조정되는 점포 직원들은 인근 점포로 인사이동하는 방안을 방침으로 삼았다. 하지만 인근 점포로 이동할 수 있는 인력도 한계가 있다 보니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롯데가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던 문제점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해소해 경영 개선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조정 움직임이 곧 다른 유통업계로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하면서 134조583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실적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을 중심으로 정리에 들어갔다. 지난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결과다. 지난해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507억 원으로 전년보다 67.4%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중심 유통사들은 구조조정 말고는 실적 부진을 벗어날 만한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상황에서 업계 1위인 롯데의 이번 결정은 다른 회사들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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