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1위도 '곤두박질'…날개꺾인 항공사 어쩌나
  • 한예주 기자
  • 입력: 2020.02.12 11:50 / 수정: 2020.02.12 14:49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마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업계 전반으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LCC 1위인 제주항공마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업계 전반으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팩트 DB

제주항공 9년 만에 '첫 적자'…새로운 구조조정 국면 불가피?[더팩트|한예주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여행 수요가 위축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국적 LCC 1위 제주항공마저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LCC들은 갖은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다만, 신규 면허 발급으로 인한 항공업 공급과잉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구조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32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연간 기준 첫 적자다. 작년 매출액은 1조38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34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작년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등으로 단거리 여행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을 꼽았다.

실제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당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27.31%, 22.7%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274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173억 원에서 4분기 451억 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연간 영업손실 규모보다 크다.

업계 2, 3위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각각 영업손실 491억 원, 19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진에어는 작년 매출 9102억 원을 기록, 2년 연속 매출 1조 원 달성에 실패했다. 진에어는 2018년 8월 외국인 임원 재직 이슈로 인해 국토부로부터 신규노선 허가는 물론 신규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운항 허가 등 사업 제한을 받고 있어 경쟁 LCC와 격차가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LCC만 9개인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제공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LCC만 9개인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제공

업계에서는 나머지 LCC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 역시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될 텐데 대부분 항공사들의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며 "단거리 노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타격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작년 일본 여객 수요 감소에 대응해 중화권 노선을 확대했지만, 현재 신종 코로나로 중국 노선이 잇달아 운휴나 감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항공사들의 여객 수요는 70%나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급휴직 등의 카드를 내밀었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1분기가 최대 성수기인 만큼 전년에 비해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공급과잉 현상 역시 부담 요소로 꼽힌다. 현재 정부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준 국적 LCC만 9개다.

당장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나머지 LCC 중 대한항공의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티웨이항공,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는 M&A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황 부진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만큼 LCC 업계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hyj@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