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과 마찰 불가피…우리금융, 행정소송·추가 제재심 등 부담[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의지가 우리금융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강행하기 위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중징계에 대한 행정 소송으로 금융당국에 맞서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은행 고객 비밀번호 도용 등이 알려지며 금융당국과의 마찰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우리금융그룹은 그룹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로 중단됐던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를 재개한다. 또한 이날 우리카드, 우리FIS, 우리종금, 우리신용정보 등 4개 계열사의 대표도 선임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인사가 손태승 회장 연임을 전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사회가 다음 달 초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 통보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사실상 손태승 회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 결단은 조직 안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힌 것은 과점주주 체제로 인해 조직 안정화를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금융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 안정화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이 손태승 회장 연임을 지지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소송전을 강행할 경우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당국과 갈등이 지속될 경우 우리금융 조직에도 유무형의 불이익이 가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손태승 회장은 금융당국의 DLF 중징계 결정 통보가 오면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기관)에 대한 제재 절차를 다음 달 초 마무리 짓고 당사자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 의지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알려진 우리은행 일부 직원들의 고객 비밀번호 도용 사건을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 넘길 예정이다. 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우리은행이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에 또다시 오르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우리은행 직원들은 지난 2018년 5~7월까지 약 3개월여 동안 장기간 거래가 없는 고객 2만3000여 명의 온라인 비밀번호를 변경해 활성계좌로 전환했다. 비밀번호 변경으로 휴면계좌가 활성화하면 새로운 고객 유치 실적으로 잡힌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다.
업계는 비밀번호 무단 도용 제재심이 열릴 경우 당시 행장을 맡고 있던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문제를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조항을 적용해 임직원에게 징계를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DLF 사태 제재심 때도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며 손태승 회장에게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손태승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1년 넘게 묵혀둔 사건을 꺼내 든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지만, 해당 제재심이 주주총회 전에 열릴 경우 손태승 회장과 우리금융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란 점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DLF 사태로 손태승 회장의 대내외 평판이 악화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금융당국의 압박에서 버텨낸 금융기관장 선례가 거의 없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금융당국과 계속해서 맞설 경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의 비밀번호 도용 제재심이 손태승 회장 연임에 대한 압박 카드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당국과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기관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으며, 조직 내부의 여론도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 인사를 통해 하루빨리 조직의 잡음을 없애야 한다"며 "현 상황을 조속히 수습해 안정적으로 우리금융을 이끌 구원투수가 등판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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