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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신종 코로나' 할퀸 GS홈쇼핑…직원들 "기쁘지 않은 조기 퇴근"
입력: 2020.02.06 16:55 / 수정: 2020.02.06 16:57
GS홈쇼핑 직원 한 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본사에 임시 폐쇄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건물 내부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선화 기자
GS홈쇼핑 직원 한 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본사에 임시 폐쇄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건물 내부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선화 기자

2시간여 동안 직원 수십여 명 건물 빠져나가

[더팩트|영등포=이민주 기자]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임시 폐쇄 조치된 GS홈쇼핑 본사 건물 곳곳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6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GS홈쇼핑 본사 사옥을 찾았다. GS홈쇼핑은 이 지역 사거리 대로변에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는 두 개 건물(GS강서N타워, GS강서타워)을 사용하고 있다.

20번째 확진자는 41세 여성으로 두 건물 가운데 GS강서타워 건물 3층에서 근무했다. 해당 직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GS홈쇼핑 측은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건물 전체를 오는 8일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두 건물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1000여 명에 달한다.

급하게 폐쇄가 결정된 탓인지 현장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근무자들로 분주했을 건물 로비는 뒤늦게 건물을 빠져나가는 몇몇 직원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와 물건을 서둘러 옮기는 택배 기사들의 바쁜 손놀림을 제외하면 마치 임시로 지어진 영화 세트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평소와 비교해 썰렁했다.

건물 입구에는 내부 보안요원이 내부로 들어서는 사람을 일일히 불러세워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 측은 외부에서 온 사람들에 마스크를 지급 착용하도록 했다.

건물 입구나 내부에는 아직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은 배치되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들어서는 게이트 쪽에 설치된 열 감지 카메라와 이를 모니터링하는 스크린, 입구에 비치된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이 '신종 코로나' 사태 피해를 짐작하게 했다.

오후 2시가 넘은 시점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 다수가 분주하게 건물을 빠져나갔다. /영등포=이민주 기자
오후 2시가 넘은 시점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 다수가 분주하게 건물을 빠져나갔다. /영등포=이민주 기자

임시 폐쇄 조치가 내려졌지만, 여전히 건물을 출입하는 일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홈쇼핑 부문 본사인 만큼 물건을 배달하려는 택배기사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에 건물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나와 띠로 된 바리케이트를 쳤다.

물건을 실은 카트를 끌고 내부로 진입하려는 택배기사들에게 보안요원이 건물 폐쇄 사실을 일일이 알렸고, 보안 절차를 거친 후에 건물 출입이 허용됐다. GS홈쇼핑 측은 택배 물건을 한 건물로 옮긴 후 한쪽을 방역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담당구청 및 방역 당국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영등포구청장과 방역담당자 등이 현장을 찾아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았다. GS홈쇼핑 측은 구청과 향후 정상화 방안 등에 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구청에서 직원이 나와 사내 방역 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와 확산 방지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갔다"며 "관리 직원과 구청 간 연락망도 구축했고 방역 실무자도 찾아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기도 했다. 향후 정상화도 상황을 주시하면서 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퇴근하는 직원들도 여전히 많았다.

GS홈쇼핑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직원들에 폐쇄 사실이 통보됐다. 오후 2시부터 두 시간여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40여 명에 직원들이 서둘러 퇴근했고, 이들은 건물을 나서면서 가족과 친구들에 관련 사실을 알리느라 분주했다.

확진자가 근무한 GS강서타워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직원들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3층에 확진자가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쪽 건물(GS강서타워) 직원들은 이미 오전에 꽤 빠져나갔다"며 "점심시간 가장 많은 직원들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건물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나와 띠로 된 바라케이트를 쳤다. 평소 직원들이 쉬는 공간인 1층 로비는 텅 비었다. /영등포=이민주 기자
건물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나와 띠로 된 바라케이트를 쳤다. 평소 직원들이 쉬는 공간인 1층 로비는 텅 비었다. /영등포=이민주 기자

다만, 확진자 발생 공지 이후에도 내부 직원들의 동요는 크지 않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S강서타워 내 방송 관련 부서에서 일한다고 밝힌 한 남성 직원은 "벌벌 떨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며 "그냥 (감염에)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신경이 쓰인다. 원래 (친구와 만나는) 약속이 있었는데 취소했다"며 "당분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지내려 한다"고 전했다.

이번 본사 임시 폐쇄 조치 결정과 관련해 GS홈쇼핑 측은 "매출 피해보다 감염증 확산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주말 TV홈쇼핑 매출은 평균적으로 100억 원을 상회한다. 재방송을 편성했으나 아무래도 타격은 일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코로나 확산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회사 측의 공지 및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오전 상황보고를 마치고 곧바로 조치를 논의했다"며 "그러나 바로 폐쇄 등을 결정할 수 없었던 이유는 녹화방송, 송출 가능 여부를 따져야 했고 협력사에도 양해를 구하는 등이 단계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8일까지로 예정된 임시 폐쇄 기간 동안 재방송 송출을 위한 근무자와 IT 관련 실무자, 비상대기인력 등 총 15명 정도의 최소 인력은 본사에서 근무한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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