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는 먹고사는 일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이진하·윤정원·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우한 폐렴' 공포 확산…일부 상인 마스크 가격 '10배 뻥튀기' 눈살[더팩트ㅣ정리=서재근 기자] -지난 한주는 경제계는 물론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잇달아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재계에서도 우한 폐렴과 관련한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특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한 동행'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우한 폐렴 최초 발생지인 중국 우한에 고립된 교민들의 수송을 위해 조 회장이 직접 대한항공 전세기에 승무원들과 몸을 실었습니다. 경영권 분쟁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오직 교민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총책임자로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었죠.
-반면, 유통업계에서는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며 폭리를 취하는 악덕 상인들의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를 무기한 연기한 것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재벌가 마약 사건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의 장남이 마약 밀반입 및 투약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교민 탈출' 동참한 조원태 한진 회장, 잡음에도 묵묵한 행보
-지난 한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경제계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특히 중국 우한에 고립된 우리 교민들의 '탈출 작전'이 큰 주목을 받았죠. 결과적으로 무사히 교민 수송이 이뤄졌지만, 이 과정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각종 이슈에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맞습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중국 우한 교민 367명과 함께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는데요. 조원태 회장의 '교민 수송' 동행은 자신이 직접 선택한 일이었습니다. 앞서 감염 위험성이 큰 우한으로 넘어가 교민 수송을 책임지는 일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자원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결정했죠. 조원태 회장은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우한에 가는데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직원들을 격려하고, 항공 안전 총책임자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였군요.
-그렇죠. 하지만 조원태 회장의 '우한 동행'은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업무가 없음에도 직원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과 그룹 총수로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공존하며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는데요. 일각에서는 최근 경영권을 놓고 남매 간 싸움을 벌인 조원태 회장이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해 이러한 행보를 보인다고 의심을 눈초리를 보냈죠.
-아무래도 최근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만큼 조원태 회장의 행보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던 것이군요.
-재계 안팎에서는 잡음 속 조원태 회장의 부담 역시 상당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는데요. 그런데도 조원태 회장은 탑승 전부터 직원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는 게 그룹 내부 설명입니다. 조원태 회장도 전세기 탑승 직전 기자들과 만나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죠. 조원태 회장은 전세기 이동 중에는 활동을 최소화하고, 총책임자로서 승무원과 탑승 교민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도록 묵묵히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군요.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1차 전세기 운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느껴집니다.
-수송 내내 긴장감을 유지했던 대한항공 승무원들과 조원태 회장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텐데요. 이에 잡음과 별개로 대한항공의 노고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외에도 현재 '우한 폐렴'이라는 국가적 비상사태를 극복하는 일에 수많은 기업이 동참하고 있는데요. 기업들은 사태 수습에 써달라며 긴급 구호물품을 보내거나 지원금을 마련해 전달하고 있죠. 대한항공은 이러한 지원을 비롯해 교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입니다.

◆ '우한 폐렴'으로 떨고, 갑질하는 악덕 상인에 '울고'
-이번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유통업계를 비롯한 국내 산업 전반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10명을 넘어서면서 공포 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죠.
-네. 우한 폐렴이 민생과 밀접한 분야인 유통 업계에 특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우한 폐렴의 전파 경로가 환자의 분비물 접촉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위생용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데요. 온·오프라인 채널을 막론하고 마스크·손 세정제 등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을 악용하는 일부 상인들로 인해 소비자 피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요.
-네 맞습니다. 일부 마스크 판매자들이 마스크 가격을 급격하게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공정행위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벌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내 마스크 판매가가 '우한 폐렴 사태' 이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올랐습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평소 개당 100원에 판매하던 마스크를 우한 폐렴 사태 이후 13배 올려 개당 13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판매처에서는 '가격표 갈이' 수법을 이용합니다. 기존 가격표 위에 수 배 뻥튀기한 가격표를 새로 인쇄해 붙이는 방식인데요. 실제 기자가 이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명동의 한 상점에서는 부직포로 된 마스크 한 박스를 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만 이 상품은 우한 폐렴 사태 이전 5000원에 판매됐던 상품이었습니다.
-마스크가 필요한 고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상품을 구매했겠네요. 가격 비교가 가능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온라인에서도 폭리를 취하기 위한 판매자들의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기존 가격에서 올려 팔기 위해 판매자가 강제로 판매를 취소한 뒤 가격을 올려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주부 김 씨는 지난달 30일 이커머스 업체 A사에서 '블랙 마스크 30입'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구매한 지 한 시간 만에 구매취소 문자를 받았습니다. 업체의 사정으로 주문이 취소됐다는 말에 재구매를 위해 사이트를 방문했으나 그 사이 마스크 가격이 2배 높아져 있었습니다.
-이런 비상시국에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이익을 속여 뺏으려는 행위라니 정부에서 나서서 막아야 할 것 같은데요.
-네. 의약외품인 마스크를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나서 현장 단속 등 점검을 약속했습니다. 관련 고시 마련도 예고한 만큼 조속하게 조치가 이뤄져 소비자 피해를 막아야겠습니다.

◆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에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 무기한 연기?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31일 우리금융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에 대해 "새로운 여건 변화에 따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우리금융은 지난달 29일에도 결론을 내지 못해 31일로 미룬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또다시 일정을 미룬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앞서 언급한 '새로운 여건 변화' 때문인데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30일 금감원으로부터 'DLF 사태'에 대해 '문책 경고' 중징계를 받으며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입니다.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제동이 걸린 거군요. 그렇다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는 언제 재개되나요?
-우리금융 측은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주주총회가 3월에 예정된 만큼 그전에는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데요. 금감원 징계에 대한 대응 방향과 손태승 회장의 거취를 먼저 결정한 뒤에야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룹임추위 위원장으로서 은행장 선임의 키를 쥔 지주 회장의 거취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군요. 3명의 숏리스트 후보군은 계속 유지되는 건가요?
-우선은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만,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게 우리금융 측 입장입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나온 얘기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며 "후보군 인선을 포함해 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모든 결정을 유보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임추위는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이동연 우리FIS 대표 등 3명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무산될 경우 행장 후보군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군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보람상조 장남, 죄질 얼마나 나쁘길래…중형 선고 배경 '궁금'
-이번에는 재벌가 마약 사건 소식입니다. 마약 밀반입 및 투약 등의 혐의를 받는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의 장남 최 모 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최근 액상 대마 등을 투약한 재벌가 자녀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중형입니다. 최 씨가 징역형을 피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지난달 30일 수원지법 형사 12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 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63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최 씨의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봤습니다. 재판장은 "최 씨가 코카인과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밀수입하고 사용했다"면서 "마약이 전량 압수돼 유통되지 않았지만 범행 정도, 횟수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는 공범 2명과 지난해 8월 해외 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이 우편을 통해 밀반입한 마약은 코카인 16.17g, 엑스터시 300정, 케타민 29.71g 등으로 상당히 많은 양입니다. 코카인 16g은 500여 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또 최 씨는 3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도 받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최 씨의 중형이 납득된다고 봤습니다. 한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는 "최 씨가 직접 마약을 국내에 들여왔고, 그 양도 상당하다. 또 투약 횟수 등을 비추어 보면 중형이 선고될 법하다"면서 "만약 유통까지 했다면 형량은 더욱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보람상조의 향후 후계구도가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네, 마약에 손 댄 최 씨는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최 씨는 보람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보람상조개발의 2대주주이기도 합니다. 최 씨는 부친을 대신해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그가 최철홍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혀왔습니다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 씨에게는 남동생이 있는데요.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최 씨와 함께 보람상조개발 지분 14.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