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리 교민 367명을 태운 전세기가 31일 오전 8시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임세준 기자 |
'우한 교민'과 동행한 조원태 회장·대한항공 승무원, 격리 없이 검역 절차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리 교민 367명을 태운 전세기가 31일 오전 도착했다. 교민들을 수송하기 위해 자진해서 전세기에 탑승했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한항공 승무원 등도 함께 돌아왔다.
대한항공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 도착할 예정이었던 교민 탑승 대한항공 KE9884편 보잉747 여객기가 현지에서 이륙이 늦어지면서 같은 날 오전 8시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전세기 지연은 현지에서 강화된 검역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국적기 중 유일하게 우한 노선 운항 경험이 있어 이번 전세기 파견에 투입됐다. 승무원은 교민 수송을 책임지기 위해 자원한 대한항공 노동조합 간부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세기에는 베테랑 승무원 15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교민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큰 혼란과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조원태 회장도 교민들의 귀국길을 함께 했다. 그는 안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원한 승무원을 격려하고, 자신도 국적 항공사 대표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세기에 탑승했다. 조원태 회장은 탑승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우한에 가는데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방호복을 착용한 데다 교민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아 별도 격리되지 않는다. /더팩트 DB |
대한항공 승무원과 조원태 회장은 도착 교민들과 달리 격리되지 않는다. 이들은 방역복을 포함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교민들의 운송을 도왔다. 다만 이들에 대한 정밀 검역 절차는 진행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격리는 되지 않지만, 도착한 교민들과 똑같은 절차를 밟게 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대한항공 승무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역시 회사 차원에서 승무원들의 건강을 챙긴다는 방침이다.
이들과 함께 한 조원태 회장은 상황 수습 작업을 마친 뒤 승무원들에게 휴가를 주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고한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며 "휴가 기간과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포공항에 도착한 교민들은 오전 10시 15분 현재 검역과 입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착륙 공항인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 주변에는 간이 검역소가 설치됐고, 의심 환자 발생에 대비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교민들은 검역 및 입국 절차를 마친 후 경찰 버스 30여 대에 탑승해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공무원인재개발원 등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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