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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우한 폐렴' 여파 소비 위축 현실화?…고객 발길 끊긴 대형마트
입력: 2020.01.30 12:32 / 수정: 2020.01.30 12:32
우한 폐렴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현실화했다. 30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방문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용산=이민주 기자
우한 폐렴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현실화했다. 30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롯데마트 서울역점 방문객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용산=이민주 기자

고객용 손세정제 없어…고객 불안감 증폭 "마트 오기 무섭다"

[더팩트|용산=이민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측이 '우한 폐렴' 대응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발길을 끊었다.

30일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롯데마트 매장을 찾았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 매장은 롯데마트 매장 중 외국인 고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점포로 외국인 고객 구매 비율은 약 35%다.

이날 매장 분위기는 평소와 딴판이었다. 1만m²(3200평) 규모의 이 매장은 평소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곳이다. 이 매장 직원에 따르면 평일 오전 시간당 방문객은 200~300명 수준이다. 오픈과 동시에 7~80명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매장 내 고객은 1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캐리어(여행용 가방)를 끌고 있는 중국인 등 외국인 고객이었다.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는 과자 코너도 텅 비어있었으며, 마스크를 쓴 점원들만 매대 앞에 자리를 지켰다. 외국인 방문객을 위해 마련된 '허니버터아몬드 전문 매장'에도 손님이 없었다.

한국인 고객도 일부 보였으나 소수에 불과했다. 한국인 고객들은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있는 코너로 빠르게 진입해 물건을 집어 들고는 바로 계산대로 향했다.

마스크 등 우한 폐렴 관련 상품만 불티나게 팔렸다. 별도로 설치된 마스크 매대 앞은 내·외국인으로 붐볐다. /용산=이민주 기자
마스크 등 우한 폐렴 관련 상품만 불티나게 팔렸다. 별도로 설치된 마스크 매대 앞은 내·외국인으로 붐볐다. /용산=이민주 기자

그 덕에 마스크만 불티나게 팔렸다. 롯데마트 측은 매장 복도 쪽으로 마스크 매대를 두 개 추가 설치했다. 이 매대 앞에 외국인과 한국인 고객이 몰려들었으며, 직원들은 정신없이 재고를 채워 넣었다. 손세정제는 이미 품절이었다.

직원들도 손님이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이날 식품 코너에서 만난 직원 최모 씨는 "손님이 평소 대비 반 이상 줄었다. 지난 화요일까지만 해도 마트 오픈 전부터 손님이 줄을 서서 입장했다. 대절 관광버스가 수 대가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을 들여보냈다"며 "원래는 손님이 바글바글한 매장이다. 마스크를 왕창 사가는 고객만 좀 있다"고 말했다.

과자 코너에서 만난 다른 직원도 "직원들끼리는 '객이 아예 없다'고 평가하는 수준"이라며 "이 매장은 원래 특히 손님이 많은 매장이라서 이 시간이면 중국인 관광객과 장 보는 내국인 고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는게 정상이다. 지금 보면 마스크를 쓸어가는 중국인이 좀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고객들도 한산한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인근에 거주한다고 밝힌 남성 김모 씨는 "근처라서 이 매장에 자주 온다. 손님이 평소보다 확실히 줄었다"며 "불안하긴 했지만 손세정제를 사야 해서 있는지 보러왔다. 마스크는 이미 많이 사놨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손세정제가 품절이라는 사실을 듣자마자 매장을 빠져나갔다.

롯데마트 매장에는 고객용 손소독제가 없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카트용 소독 스프레이만 있다고 답했다. /용산=이민주 기자
롯데마트 매장에는 고객용 손소독제가 없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카트용 소독 스프레이'만 있다고 답했다. /용산=이민주 기자

마트 측의 대비에도 고객들의 불안감은 컸다. 롯데마트의 '우한 폐렴' 대응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이날 매장 어느 곳에서도 고객용 손소독제를 찾을 수 없었으며, 이로 인해 불만을 쏟아낸 고객도 있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전일(29일)부터 '우한 폐렴'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내용은 △직원 발열 체크 △손소독제·체온계 비치 △신선·시식 식품 취급자 마스크 착용 △위생도구 사용 즉시 세척 및 소독 등이다. 그 중에서도 고객용 손소독제는 고객 서비스 데스크(고객들을 도와드리겠습니다)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날 고객 서비스 데스크, 매장 입구 안내원 등 수 명에게 손소독제 위치를 물었으나 "비치돼있지 않다"는 답만 돌아왔다. 대신 카트 보관대 옆으로 카트용 소독 스프레이를 비치해뒀다고 설명했다. 마트 측은 관련 고객 문의가 이어지자 이후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이에 매장을 찾은 한 여성 고객은 불만을 토로했다. 직장인 정모 씨는 "먹고 살려면 장은 봐야 하니까 마스크 쓰고 나왔다. 입구에 손세정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었다"며 "마트 오기가 무섭다. 여기 중국인도 많이 오는 곳이지 않냐. 고객에 안전에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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