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력을 보유한 LNG선 등 LNG 추진선의 발주량이 올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팩트 DB |
'규제 충족' LNG 추진선 발주량 증가세…건조 경험 보유 국내 조선사 유리
[더팩트 | 이한림 기자] 2년 연속 전세계 선박 수주량 1위를 기록한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도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의 발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28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주요 상선 발주량은 588척으로 지난해 예상 발주량(496척)보다 18.5% 늘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발주량이 증가한 게 원인이다. 이중 탱커(액체화물선)이 210척, 벌크선(고체화물선)이 220척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과 LNG선, 액화석유가스(LPG)선은 각각 60척, 55척, 40척 등으로 예상된다.
LNG선 자체 올해 발주 예상량은 55척에 불과하지만 LNG를 연료로 쓰는 추진선 등의 발주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NG 추진선이 황산화물이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선주들 사이에서는 LNG 추진선이 환경규제 강화를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선박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LNG 추진선 발주량 증가는 국내 조선사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8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전세계 수주량 1위에 올랐을때 LNG선이 효자 역할을 했으며, 이후 LNG선 제조에 대한 기술력은 전세계 독보적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고 있다.
또한 경쟁국인 중국의 주력선종이자 올해 발주 예상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벌크선이 환경규제에 따라 기존 연료가 아닌 LNG를 연료료 탑재하게 될 경우 국내 조선사가 수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LNG 추진 시스템을 채택한 선박의 수주잔고는 115만DWT로 세계 선박 수주 잔고의 60%를 넘는다"며 "LNG 운반선을 제외하더라도 LNG 추진선 범주의 발주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LNG선에 대한 건조 경험이 풍부한 국내 대형 조선사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서 13만 톤(DWT)급 LNG 이중연료 추진 셔틀탱커의 건조를 마치고 선주인 노르웨이 티케이 오프쇼어에 선박을 인도했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 제공 |
이처럼 연초 환경규제에 따른 LNG 추진선 발주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도 기세를 타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1일 팬오션사와 5만 톤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을 1574억 원에, 유럽 선주사와 30만 톤급의 초대형유조선 1척을 1092억 원에 수주하며 낭보를 띄우고 있다.
아직 올해 마수걸이 수주가 없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각각 첫 인도를 마치거나 목표를 상향 조정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일 거제조선소에서 노르웨이 티케이 오프쇼어에 13만 톤급 LNG 추진선 셔틀탱커를 건조 후 인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실수주액보다 상향 조정한 8조4000억 원을 목표로 세우고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 움직임에 따라 전세계 선박 발주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코트라와 산업은행도 오는 2025년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가 LNG 추진선이 차지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LNG선 건조에 경쟁력이 있는 국내 대형 조선사가 향후 5년 간 수주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