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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따뜻한 슈퍼맨" 50년 지기가 기억하는 '유통 거인' 
입력: 2020.01.21 17:42 / 수정: 2020.01.21 17:42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 삼일차, 50년을 알고 지낸 오쿠노 쇼 회장 등 고인의 지인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 삼일차, 50년을 알고 지낸 오쿠노 쇼 회장 등 고인의 지인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일본에서 건너온 오쿠노 회장 "신격호 훌륭한 유전자 자제에도 이어져"

[더팩트|서울아산병원=이성락·이민주 기자] "그분은 슈퍼맨이셨다. 위대한 분임에도 인간적 친숙함이 있다."(오쿠노 오쿠노사 회장)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장례 삼일차, 정·재계 인사뿐만 아니라 고인과 수십여년 세월을 함께한 지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 오쿠노 회장 "신 명예회장의 훌륭한 유전자, 자제에게 이어져"

수많은 지인들 중에는 일본에서 건너온 인연도 있었다. 일본 건축 설계회사 '오쿠노'의 오쿠노 쇼 회장은 이날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오쿠노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경 장례식장을 찾았으며, 빈소에서 30분간이나 머무르며 고인을 기렸다.

오쿠노 회장은 신 명예회장과 반세기 동안 알고 지냈다며 소해를 털어놨다. 그가 기억하는 신 명예회장은 '슈퍼맨'이었다.

오쿠노 회장은 "그분은 슈퍼맨이다. 위대한 사람이었음은 분명하다"며 "그에게는 인간적 친숙함과 따뜻함이 있었다. 그로 인해 서로 50년이라는 세월을 알고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신 명예회장의 자제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오쿠노 회장은 "아버님의 훌륭한 DNA가 자제들에게도 이어졌다. 훌륭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며 "빈소 내부에서 (신 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과 오쿠노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등 롯데그룹의 주요 건축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사진 속 중앙의 타워 모형 우측으로 고 신격호 명예회장과 그 오른쪽으로 오쿠노 회장이 보인다. /롯데그룹 제공
신 명예회장과 오쿠노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등 롯데그룹의 주요 건축 프로젝트를 함께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사진 속 중앙의 타워 모형 우측으로 고 신격호 명예회장과 그 오른쪽으로 오쿠노 회장이 보인다. /롯데그룹 제공

신 명예회장과 오쿠노 회장은 인연은 각별하다. 오쿠노 회장은 롯데월드부터 어느덧 롯데그룹의 상징이 된 롯데월드타워까지 롯데그룹의 중요 건축 프로젝트를 함께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롯데호텔에서 시작됐다. 오쿠노 회장은 당시 롯데그룹이 정부의 요청으로 반도호텔을 롯데호텔로 재건축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인생의 절정기도 함께했다고 회고했다. 롯데호텔 사업 이후 롯데월드를 짓는 사업에도 두 사람의 인연은 이어졌다. 신 명예회장이 "돈을 따지지 말고 세계에서 최고·최초의 사업을 펼치자"는 요구를 했다는 설명이다.

오쿠노 회장은 "당시 롯데월드 사업의 경우 모든 사람이 반대했었으나 이후 롯데를 상징하는 심볼이 됐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롯데 관련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신 명예회장은 선견지명을 가진 재능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 명예회장이) 항상 강조했던 부분은 돈을 번다거나 수익을 따지지 말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며 "그 덕에 많은 부분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획기적인 발상,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이 21일 오후 3시 27분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털어놨다. /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이 21일 오후 3시 27분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털어놨다. /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 4전 5기 신화 홍수환 "회장보단 아저씨 내지 삼촌 같은 사람"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인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홍 회장은 오쿠노 회장의 뒤를 이어 오후 3시 27분경 빈소를 찾았다. 빈소 내부에서는 약 15분을 머물렀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활동하던 홍수환 당시 선수를 지난 1976년부터 후원했다. 홍 회장은 1977년 세계 챔피언(WBA) 대회에서 4차례나 다운을 당한 뒤 상대를 KO로 이겨 '4전 5기'의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회장은 롯데그룹의 후원을 받고 이 대회에서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홍 회장은 신 명예회장을 처음 만난 당시를 똑똑히 기억한다고 했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은 1978년 2월 2일이다. 이날은 홍 회장의 주니어페더급 1차 방어전이 치러진 날로 이날 경기에서 홍 회장은 15회 판정승으로 승리했다.

홍 회장은 "시합이 끝나고 나서 (신 명예회장을) 처음 봤다. 점퍼 차림을 하셨었다. 당시 나이가 57세 정도로 젊으실 때였다"며 "첫 인상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룹의) 회장이라는 느낌보다는 아저씨, 작은삼촌 같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이 건넨 말이 잊히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홍 회장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당시 "조그마한 주먹으로 다섯 번을 쓰러뜨리고 이겨서 자랑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홍 회장에 금일봉 100만 엔을 건넸다.

홍 회장은 "안 될 때마다 꼭 더 도전하는 (신 명예회장의) 마음가짐이 좋다"며 "그런 마음가짐을 자신의 사업, 인생 부문에서 충분히 발휘했기에 세기에 큰 획을 그으셨다"며 전했다.

한편,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4시 29분쯤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장례는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고자 그룹장으로 진행한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6시 거행된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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