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 셋째 날 김범석 쿠팡 대표(왼쪽)를 비롯한 유통업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
김범석·소진세 등 유통업계 조문 행렬
[더팩트|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삼일차를 맞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는 국내 유통산업의 기틀을 닦았다는 고인의 평가에 걸맞게 유통업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 명예회장의 빈소는 둘째날인 어제보다 다소 방문객이 적어 차분한 분위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18분 빈소로 들어섰으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에 앞선 8시 56분경 입장했다.
이날 외부 인사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유통업계 인사는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였다.
김 대표는 신동빈 회장이 입장하기 전 수분 가량을 복도에서 대기 한 후 입장했다. 김 대표는 오전 9시19분 경 입장해 빈소에서 3분 가량을 머물다 빠져나왔다. 동행자는 김영태 쿠팡 부사장, 윤혜영 쿠팡 부사장, 김수혜 쿠팡 전무 등 4명이다.
김 대표를 에스코트 한 것은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였다. 이 대표는 복도에서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함께 대기한 후 입장했다. 김 대표가 자리를 뜬 이후에도 이 대표는 복도에서 외부 인사를 맞이했다.
곧이어 '롯데맨'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빈소로 들어섰다. 소 회장은 9시 23분경 입장해 오후 12시가 되도록 빈소를 지키고 있다. 조문객이 오고갈때마다 소 대표가 입구 쪽으로 나와 조문객을 배웅하는 모습이 몇 차례 목격됐다.
소진세 대표는 지난해 4월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전까지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일했으며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에서 40년 간 일한 유통 전문가다. 당시 소 회장은 업계 내부에서 롯데그룹의 실세로 통했으며 일명 '신동빈의 남자'로 불렸다.
이후에도 유통업계의 발길이 이어졌다. 10시를 조금 넘긴 시점 이봉진 자라코리아 사장이 빈소를 찾았으며, 김혜경 버버리코리아 대표 등이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롯데맨'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21일 오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 빈소를 찾아 계속 자리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민주 기자 |
이처럼 고인의 마지막 길에 유통업계가 애도를 표하는 이유는 바로 그가 유통업계에 남긴 발자취 때문이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모국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롯데그룹은 1970년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현 롯데푸드)를 설립해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시켰으며,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 사업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 편의점(1982년)과 민자역사 백화점(1991년)을 처음으로 들여온 것도 신 회장이었으며 국내 업계 최초로 인터넷백화점 사이트를 오픈한 것(1996년)도 그의 업적 중 하나다.
이에 업계 내부에서는 그를 '유통업계 대부' 내지 '유통 거인'으로 칭한다.
전일 빈소를 찾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거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고인은 국내 식품과 유통산업의 기반을 닦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선구적인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례 둘째날인 지난 20일에도 유통업계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이 오전 10시 조용히 빈소를 다녀간 것을 시작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대표해 빈소를 찾았다.
이후 이재현 CJ그룹 회장,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허민회 CJ ENM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쯤 빈소를 찾았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명구 SPC삼립 대표이사,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 BU장 등이 조문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도 이날 오후 다녀갔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4시 29분쯤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장례는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고자 그룹장으로 진행한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6시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