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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재계 5위 롯데 부흥의 상징, 영면에 들다
입력: 2020.01.19 18:32 / 수정: 2020.01.19 20:21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 '뿌리' 내린 신격호 명예 회장이 남긴 발자취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경제계 '1세대 창업주 시대'는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남겨지게 됐다. 신 명예 회장은 식민지시대에 일본 유학 중 소규모 식품업으로 출발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지난 1991년 경남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 5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4년 후인 1946년 일본 와세다대학교 화학공업과를 졸업했다. 일제강점기에 배움을 열망하던 청년 신격호의 일본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신문과 우유배달 등으로 고학생활을 이어온 고인은 남다른 부지런함으로 '조선인'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평소 그의 성실성을 눈여겨 보아온 일본인 투자자 하나마쓰의 출자로 지난 1944년 커팅 오일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움으로써 기업 경영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1948년 지금의 일본 롯데를 설립한 이후 고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일념으로 1967년 롯데제과, 1972년 호텔 롯데, 1974년 롯데쇼핑을 잇달아 설립하며 오늘날 롯데그룹의 뼈대를 완성했다. /롯데그룹 제공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1948년 지금의 일본 롯데를 설립한 이후 고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일념으로 1967년 롯데제과, 1972년 호텔 롯데, 1974년 롯데쇼핑을 잇달아 설립하며 오늘날 롯데그룹의 뼈대를 완성했다. /롯데그룹 제공

이후 1948년 지금의 일본 롯데를 설립한 신 명예회장은 1966년 고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일념으로 같은 해 롯데 알미늄에 이어 1967년 롯데제과, 1972년 호텔 롯데, 1974년 롯데쇼핑을 잇달아 설립하며 오늘날 롯데그룹의 뼈대를 완성했다. 지난 1995년에는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해당 분야 최초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지난 2011년 2월에는 롯데그룹 총괄회장에 오르며 그룹의 기틀을 세운 정신적 지주로서 오늘날 롯데를 자본금 100만 엔, 종업원 10명의 법인사업체에서 매출 100조 원 규모의 재계 5위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롯데제과 공장을 살펴보는 신격호 명예회장(왼쪽 첫번째)의 모습 /롯데그룹 제공
롯데제과 공장을 살펴보는 신격호 명예회장(왼쪽 첫번째)의 모습 /롯데그룹 제공

특히, 신 명예회장의 대표적인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마천루' 건설 프로젝트는 오늘날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서울 잠실에 테마파크를 포함한 대규모 관광위락시설 '롯데월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또 하나의 '큰 꿈'을 품었다. 석촌호수 서호를 중심으로 건설되는 롯데월드와 함께, 석촌 동호를 중심으로 종합관광단지인 '제2롯데월드'를 건설해 잠실 지구를 한국의 랜드마크로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복합 관광명소로 키워내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롯데는 지난 1982년 제2롯데월드사업 추진 및 운영 주체로 '롯데물산'을 설립하고, 1988년 1월 서울시로부터 사업 이행에 필요한 부지 8만6000여㎡를 매입했다. 다음해 실내 해양공원을 중심으로 호텔, 백화점, 문화관광홀 등을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일부 조건 미흡으로 반려됐다.

이후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각종 교통, 도시계획 등의 이유로 사업계획이 잇달아 반려되었다. 단순한 백화점이나 쇼핑시설, 아파트 등을 건설하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는 부지였지만, 신 명예회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소를 짓겠다는 일념으로 제2롯데월드의 건설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초고층빌딩을 포함하여 80만5782㎡에 달하는 롯데월드타워 전체 단지의 건축 허가가 최종 승인됐고, 롯데 창립 50주년을 맞은 2017년 4월 3일 초고층빌딩을 포함한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졌다. 30여 년에 걸친 신 명예회장의 집념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 건설 프로젝트는 1986년 서울시로부터 819억 원에 부지를 매입한 후 약 30여 년이 지난 2017년 국내 최초 민간주도 초고층 빌딩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롯데 제공
신격호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 건설 프로젝트는 1986년 서울시로부터 819억 원에 부지를 매입한 후 약 30여 년이 지난 2017년 국내 최초 민간주도 초고층 빌딩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롯데 제공

창업주가 걸어온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15년 신 명예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대표적이다.

경영권 분쟁이 수년간 지속하는 사이 신 명예회장은 같은 해 7월 일본 롯데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국내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내려오며 67여 만에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게 됐다. 지난 2015년 일본 롯데에서 명예회장직에 오른 고인은 3년 후인 지난 2018년 롯데그룹을 창업하고 발전시킨 공로로 롯데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1991년 5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개점 기념식에 참석한 신격호 명예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의 모습 /롯데 제공
1991년 5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개점 기념식에 참석한 신격호 명예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의 모습 /롯데 제공

이후 2018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지난 7월을 기점으로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신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외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고인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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