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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정몽준 자택' 앞 현대重 하청 대표, 차량 숙식 시위 사연
입력: 2020.01.19 00:00 / 수정: 2020.01.19 00:00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한익길 대표가 지난 13일 정몽준(오른쪽 위) 아산재단 이사장 자택 앞에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한 요약문을 읽고 있다. /이한림 기자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한익길 대표가 지난 13일 정몽준(오른쪽 위) 아산재단 이사장 자택 앞에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한 요약문을 읽고 있다. /이한림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이진하·윤정원·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착한 경영' 취지 좋지만…롯데마트·홈플러스 '후발주자' 고충

[더팩트ㅣ정리=장병문 기자] -새해 벽두부터 '가전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싸움이 팽팽합니다. TV부터 건조기로 이어지고 있는 두 회사의 가전 전쟁이 에어컨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착한 경영'이 트렌드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착한 경영'을 시작으로 경쟁 업체들도 동참하는 분위기인데요.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니다. 왜 그럴까요. 금융권에서는 DLF 사태 제재심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은행 경영진에 대한 징계 수위를 두고 금감원과 은행 간 치열한 논쟁이 있었을까요. 11시간 마라톤 심의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또 현대중공업 불공정 행위로 보상을 촉구하는 하청업체 대표는 시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익길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경부산업 대표가 지난 13일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자택 앞에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한익길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경부산업 대표가 지난 13일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자택 앞에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 '정몽준 자택' 시위 현대重 하청업체 대표, 서울 사무소로 시위 확대한다

-이번 주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자택을 찾은 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한익길 대표의 사연이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후 한 대표의 동향은 어떤가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에서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당했다며 보상을 촉구하고 있는 한익길 대표는 여전히 같은 곳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월요일 새벽부터 주거지인 울산에서 차를 끌고 올라와 시위를 시작했으니 일주일 가량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에 주차해 놓은 차량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상태이고요.

-한익길 대표가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하도급 행위를 직권 조사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현대중공업에게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 208억 원을 부과했기 때문인데요.

-이후 현대중공업은 "공정위의 서면이 아직 오지 않았다"며 "일부 사항에 대해 입장차가 있어 필요한 법적 절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이에 반해 한익길 대표는 현대중공업이 공정위의 과징금 조치에도 불구하고 하청업체 등 피해업체에게 아무런 보상과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고요.

-한익길 대표가 최대주주 자택 앞에서 시위하고 있는 동안 반응은 없었나요?

-17일 한익길 대표에 따르면 그간 정몽준 이사장 자택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현대중공업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다녀가긴 했으나 어떠한 질문도 없었고, 자택 차고지에서 나오는 차량에 탑승한 사람 또한 차량 선팅이 짙어 신원 파악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이에 한익길 대표는 19일까지 정몽준 이사장 자택 앞에서 상황을 지켜본 후 20일부터 현대중공업과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본사이자 서울 사무소인 서울 계동 사옥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인데요.

-한익길 대표는 20일 시위에서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은 공정위의 하도급 갑질 위반에 대한 결과 발표에 따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피해업체에 대한 신속한 피해보상을 촉구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종훈 민중당 의원과 한 대표 본인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기업 조선3사 하도급 갑질 피해하청업체 대책위원회의 위원들도 함께 참석해 집회를 진행한다는 설명입니다. 집회 신고도 마친 상태이고요.

-그렇군요. 최대주주 자택 앞 1인 시위가 현대중공업 서울 본사 앞 집회로 이어질 전망인데요. 원청인 현대중공업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하청업체 간의 상황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못난이 감자로 시작된 신세계그룹의 착한 경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에 잘 되니 따라 한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사진은 롯데마트에서 진행한 B급 사과 판매 모습. /이민주 기자
'못난이 감자'로 시작된 신세계그룹의 '착한 경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에 "잘 되니 따라 한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사진은 롯데마트에서 진행한 'B급 사과' 판매 모습. /이민주 기자

◆'착한 경영' 취지 좋지만…롯데마트·홈플러스 '후발주자' 고충도

-유통업계에서는 '못난이 감자'에서 시작한 '신세계그룹 표' 착한 경영' 트렌드가 이슈가 됐었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폐품 감자(못난이 감자)로 시름에 빠진 농가를 구한 것을 시작으로 청년 창업 지원 등 '상생 경영'을 이어가자 업계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고요.

-네 맞습니다. 상생을 앞세운 신세계그룹의 '착한 경영'이 업계 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에서 '못난이 감자'를 판매한 이후 국내 광어 소비 촉진을 위해 광어 원물을 상품화한 '슈퍼 광어'를 내놓는 등 행보를 보입니다. 최근에는 청년 창업 꿈나무에 카페 운영권과 지원금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의 상생 경영이 흥행하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업계에서도 착한 경영 '후발주자'로 나섰습니다. 이들은 특히 '못난이 감자' 사례에서 착안해 지역 농산물 판로 확대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롯데마트의 경우 흠집 과일 소비 촉진을 위해 'B급 사과'를 판매한 데 이어 최근에는 생산량 급증으로 고민에 빠진 감귤 농가를 돕기 위해 할인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홈플러스에서도 지역 기반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을 내놓았고요.

-신세계그룹이 상생 경영으로 마케팅과 인식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까요. 파급력이 상당하네요. 상생 경영을 통해 후발주자들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상생 경영은 수익적인 이점 이외에도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기업 브랜드 인식을 개선한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준다는 측면을 벗어나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 공생한다는 측면에서도 경쟁력 있는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후발주자'들이 누리는 효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입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정 부회장의 선행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습니다만 타사의 경우 착한 경영을 펼치더라도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말 못 할 고충도 있습니다. '잘 되니 따라 한다'는 비난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롯데마트가 과거 'B급 사과'를 판매했을 당시 소비자들로부터는 외면을 받았으며, 업계에서는 '숟가락 얹기'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렇군요. 오히려 마케팅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 하네요. 경쟁사에서 한 전략이 통한다고 무조건 베껴내는 식의 전략 대신 고객과 마트 그리고 협력사가 만족할 수 있는 시업이 지속적으로 발굴돼야 하겠습니다.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의 첫 제재심의위원회가 16일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더팩트 DB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의 첫 제재심의위원회가 16일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더팩트 DB

◆11시간 마라톤 심의에도 결론 못 내린 DLF 제재심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지난 16일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첫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이 열렸죠. 장장 11시간이나 걸린 마라톤 심의였다면서요?

-네, 첫 제재심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졌습니다. 하나은행의 제재심이 먼저 시작되었는데요. 오후 4시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후 7시까지 제재심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우리은행 제재심은 오후 7시가 지나서 시작됐고, 오후 9시께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은행 경영진에 대한 징계 수위를 두고 금감원과 은행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었는데요. 어땠나요?

-비공개로 진행되어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제재심이 진행된 시간만 놓고 봐도 금감원과 은행 측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 측은 제재 근거로 '내부통제 미비'와 '무리한 경영압박'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 본점 차원의 과도한 영업과 내부통제 부실이 DLF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는 지적입니다.

-은행 측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으로 CEO에게 중징계를 내릴 법적인 근거가 미약하다는 논리와 함께 경영진이 DLF 불완전판매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태 발생 이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재발방지책 마련에 노력을 다했다는 점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제재심에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네, 사실 손 회장과 함 부회장 모두 제재심에 참석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 중징계 예고를 받은 만큼 적극적인 소명 의지를 보이기 위해 직접 참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하나은행의 제재심이 늦게 끝나면서 손 회장이 약 4시간 30분 동안 기다리는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결국 결론은 내지 못했다면서요.

-네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하고 이날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금감원 측은 조만간 2차 제재심을 연다고 밝혔는데요. 2차 제재심에선 우리은행에 대한 심의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제재심 결정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가 2020년형 에어컨을 선보이며 가정용 에어컨 시장의 점유율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최수진 기자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가 2020년형 에어컨을 선보이며 가정용 에어컨 시장의 점유율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최수진 기자

◆"에어컨 1위 누구냐" 삼성·LG, 새해 벽두부터 자존심 대결

-이번 주 IT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화제였습니다. 두 회사는 2020년형 에어컨을 공개하면서 '판매량'을 놓고 상대 기업을 견제했기 때문인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네, 이들은 매년 1월에 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합니다. 계절가전에서 벗어나 생활가전으로 자리매김한 에어컨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연초에 이런 자리를 가지는 건데요. 올해는 삼성전자(15일)와 LG전자(16일)가 하루 간격으로 제품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반된 발언을 했다면서요.

-네. 가정용 에어컨 시장의 '1위' 자리를 놓고 양사의 입장이 엇갈렸는데요. 지난해 기준 1위가 어디였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발단이었습니다.

-우선, 삼성전자 측에서는 "공인인증기관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며 "올해도 작년에 이어 시장을 리딩하는 포지셔닝에 있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LG전자 측에서는 "LG전자 베스트샵에서 팔린 에어컨이 삼성전자의 디지털프라자보다 많다"며 "하이마트 등 가전양판점에서도 우리가 삼성보다 더 많이 팔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어느쪽 발언이 팩트인가요.

-이들이 정확한 연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또 구체적인 점유율 자료도 없다보니 팩트 확인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1위'를 강조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정확한 점유율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거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사 모두 자사가 1위라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취재진 라이벌인 양사가 상대방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약속된 '1위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어컨 1위 타이틀은 누가 가져가게 될까요.

-이들의 신경전은 어디 한곳이 완전히 앞서기 전까지 계속될 전망입니다. 실제 2013년에도 LG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국내 가정용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내용의 삼성전자 에어컨 광고를 부당광고라고 문제제기한 바 있거든요. 그 이후 2020년이 된 현재까지 달라진 게 없는 것을 보면, 이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 같습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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