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성동구 독서당로 227 소재 순복음옥수교회에서는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2차 설명회 및 임시총회가 열렸다. 시공사 수주전에서 승기를 든 곳은 GS건설. 이날 옥수교회 앞에서는 GS건설에 대한 규탄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윤정원 기자 |
의사결정 참여조합원 510명 중 281명이 GS건설 택해
[더팩트|윤정원 기자]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이 GS건설에 돌아갔다. '수주 앙숙'으로 일컬어지는 현대건설과 GS건설 사이에서 금번 수주의 승기는 GS건설이 따냈다.
18일 오후 진행된 한남하이츠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임시총회에서는 전체 조합원 557명 가운데 510명이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510표 중 기호 1번 GS건설이 281표를 득표하며 현대건설(228표)을 제치고 한남하이츠 재건축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로 선정됐다.
이날은 합동 설명회와 임시총회가 열리기 전부터 단지 일대가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전 11시 40분 한남하이츠 단지 내에 들어서자 곳곳에 GS건설의 OS요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한남하이츠 단지 내에 마련된 GS건설 '한남 자이 더리버' 및 현대건설의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의 홍보관은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다만 GS건설의 홍보관은 불이 켜진 채 내부에 홍보직원들이 앉아 있었고, 현대건설 홍보관은 문이 잠겨 있었다.
오후 12시가 조금 넘은 시각 한남하이츠 재건축 2차 설명회 및 임시총회가 열리는 서울 성동구 독서당로 227 소재 순복음옥수교회를 찾았다. 옥수교회 앞에는 조합원 및 사업 관계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한쪽에서는 과천6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자이' 조합원들의 시위도 진행 중이었다. 조합원들은 과도한 공사비를 이유로 GS건설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남하이츠아파트 단지 전경. /윤정원 기자 |
오후 1시부터 진행된 2차 설명회에서 박호성 한남하이츠 재건축 조합장은 "작년 인근지역에서 벌어진 '사태'로 인해 행정관청이 지시한 지침이 있다. 건축심의 사업인가를 받은 곳에서는 10%까지의 경미한 변경에 한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것과 금전적 이익과 관련해서는 입찰시공사가 제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설계부분과 금전적 이익을 금지한다는 부분을 기억하며 소신껏 주관에 의한 판단을 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말했다. 앞서 정부는 건설사들의 과도한 수주경쟁으로 위법 우려를 낳은 서울 용산구 소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지난주 진행된 1차 설명회는 기호 1번인 GS건설이 먼저 설명에 나섰으나 금번 2차 설명회는 사전 협의에 따라 역순으로 기호 2번인 현대건설부터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우선 한남 디에이치 그라비체의 홍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을 통해 △사업촉진비 최소 2000억 원 이상 현대 책임 조달 △조합원 분담금 입주 1년후 100% 납부 △분양수입금 내 공사비 후상환 △한강조망 가능세대 265세대 증진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어 현대건설 주택사업부분을 총괄하는 윤영준 부사장은 고(故) 정주영 회장을 언급하며 인사를 시작했다. 윤영준 부사장은 "정주영 회장은 생전 아파트 건설에 고급자재를 아낌없이 써 입주민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 말에 따른 지은 것이 압구정 현대아파트"라면서 "세월이 흘러 저희는 다시 한번 현대건설의 자존심을 걸고 최고의 아파트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보여드리려 결심했다. 그래서 지은 것이 강남 개포동의 '디에이치 아너힐즈'"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이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준공 이후 주변 아파트들을 모두 압도하고 수억 더 높은 최고 위상의 아파트 자리를 확고히 했다"며 "그 '디에이치'를 가지고 이곳 한남하이츠에서 아파트를 짓고자 한다. 어느 건설사가 자금 걱정 없이 이주하는 데 도움을 주는 탄탄한 회사인지, 최고의 명품아파트를 지어줄 수 있는지만 명심하시면 된다. 현대건설을 오늘 선택하시면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200% 이상의 만족을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부연했다. 이어 윤영준 부사장은 다른 임원들 5명과 함께 조합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18일 오후 1시 진행된 2차 합동 설명회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자사의 이점을 거듭 강조하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윤정원 기자 |
곧이어 GS건설의 '한남 자이 더리버' 홍보 영상이 틀어져 나왔다. 동영상은 2003년 GS의 모태인 LG로부터 이어져온 한남하이츠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GS건설은 작년 10월 단독입찰로 GS건설의 입찰이 무산된 것을 이야기하며 그 이후부터 끊임없이 더 나은 입찰제안서를 준비해왔음을 내세웠다. 동영상에서 GS건설은 △현대건설 대비 132억 원 낮은 총 공사비 △조합사업비에 대한 1% 저금리 대여 △주차대수 (1.76대→1.90대) 증진 등을 역설했다.
GS건설 도시정비사업을 총괄하는 조재호 전무는 "GS건설은 재입찰 관계법령과 철저히 살피고 국토부와 서울시 등의 지적사항을 고려해 입찰지침을 충실하게 이행한 제안서를 냈다"며 "공동시행시업자는 단순공사를 하는 곳이 아니고 이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는 파트너다. 중요한 건 믿음과 신뢰이며, GS건설은 끝까지 조합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마무리 지을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임원진 5명 또한 현대건설과 마찬가지로 조합원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18일 오후 2시 진행된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임시총회 모습. /윤정원 기자 |
2차 설명회는 오후 2시 5분경 끝났으나 임시총회는 바로 시작되지 않았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조합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인 주성시엠시의 김범석 상무는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총회는 조합원 과반수가 현장에 직접 출석해야 하는데 아직 인원이 다소 부족하다"면서 10분정도 대기를 요청했다.
곧이어 박호성 조합장은 "2시 10분 기준으로 임시총회 개회가 적법해졌다"면서 "557명의 조합원 가운데 사전투표한 136명 중 오늘 출석해서 철회하신 분이 48명이고, 철회자를 포함해 직접출석하신 분이 296명으로 적법성을 갖췄다"며 "사전투표수와 현장투표수를 합해 투표인원은 총 384명임을 보고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2~6호 안건과 관련해서는 서면 또는 우편 의사 표시 352명, 현장에 직접출석해 새로 용지를 지출한 인원 104명으로, 총 456명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 또한 적법성을 갖추고 시작됨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박호성 조합장의 개회 선언과 함께 임시총회가 시작됐다. 조합원들은 2층 강당 뒤편에 마련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제출하기 위해 줄을 섰다. 오후 3시 57분 박 조합장은 투표를 종료하고 개표 개시를 선언했다.
오후 5시 1분 안건 순서별로 결과가 발표됐다. 한남하이츠 조합은 "1호 안건 표결결과 의사결정 참여하신 510명 중 기호 1번 GS건설이 281표, 현대건설이 228표를 취득, 기호 1번 GS건설이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로 선정됐다"고 전달했다.
한남하이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임시총회에서 투표 종료 후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윤정원 기자 |
1호 안건 결과 발표 이후 △2호 선정된 건설업자와의 협약체결 대위원회 위임의 건 △3호 2020년도 수입 및 사업비 예산승인의 건 △3호 2020년도 조합운영비 예산승인의 건 △4호 2020년도 조합운영비 예산승인의 건 △5호 2020년 임시총회 집행비용 추인의 건 △6호 총회 참석수당 지급 승인의 건은 모두 가결됐다.
박 조합장은 "지금 이 순간부터 저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마음을 충분히 가라앉히고 어떠한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각자가 깊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승패가 있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라면서 "선정된 GS건설에 축하를 드리지만 끝까지 뛰어주신 현대건설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투표결과 발표 이후 GS건설 조재호 전무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연이어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조합원들은 임시 총회가 끝나고 GS건설 임직원들에게 달려가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거듭 건넸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은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220-1번지 일대 4만8838㎡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535가구 규모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6층, 지상 20층, 790세대 규모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게 골자다. 공사비는 3419억 원 규모다.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이 GS건설에 돌아갔다. 향후 한남하이츠는 '한남 자이 더리버'의 이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진은 한남하이츠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홍보관 전경 /윤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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