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영등포점이 업계 최초로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선보이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다. 사진은 영등포점 1층 푸드마켓 모습. /신세계 제공 |
해외서도 이례적인 차별화 전략 "서남부상권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것"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업계 최초로 백화점 1층에 식품관을 선보인다.
12일 신세계에 따르면 개점 10년 만에 전체 리뉴얼을 진행 중인 영등포점은 리빙관 1층과 리빙관·패션관 지하 1층 총 2개 층으로 구성한 1400평 규모의 식품전문관을 지난 10일 오픈했다.
이번에 오픈한 리빙관 1층 푸드마켓은 과일, 채소 ,수산, 정육, 글로서리는 물론 기존에 없던 베이커리와 카페까지 총망라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고객이 처음 들어섰을 때 눈이 즐겁고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끔 풍성한 진열에 신경 썼다"며 "기존 식품매장의 패킹 상품 진열이 아닌 알록달록한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아두는 일명 '벌크 진열'을 해 미국 홀푸드 마켓 등 해외 유명 시장 같은 역동성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 수산·정육 등 다양한 상품 구성…'고메 스트리트'로 맛집거리 구현
특히, 입점 브랜드를 한 층 업그레이드 했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의 대표 해산물로 회·초밥을 만들어 판매하고 제주, 부산, 대천, 주문진항에서 새벽경매를 마친 중매인이 직접 보내는 가장 신선한 수산물을 판매한다.
정육 코너에서는 지정목장한우, 무항생제 돈육 등 친환경 축산물 비중을 높였고 당일 들어온 과일로 만든 조각과일·과일주스·과일 아이스크림까지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과일 코너도 처음 마련했다.
양곡 코너에서는 마치 소믈리에처럼 고객의 취향에 맞는 쌀을 전문가가 추천해주고 신설된 가정간편식 코너에서는 에어프라이기에 최적화된 냉동 간편식과 TV 프로그램에 나온 유명 상품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이외에도 부산 3대 빵집 '겐츠베이커리', 다양한 종류의 국산·수입 차 편집숍, 수제 치즈숍, 레트로 컨셉의 욕실용품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코너 등 알차면서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매장으로 가득하다.
신세계 영등포점 1층에서는 새벽경매 수산물, 친환경 정육, 프리미엄 과일코너 등 차별화 상품 다양하게 배치돼 있다. /신세계 제공 |
지하 1층으로 발길을 옮기면 1100평 규모의 맛집 거리 '고메스트리트'가 펼쳐진다.
우선 푸드프라자에는 2019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오장동함흥냉면', 제주 흑돼지로 만든 프리미엄 돈까스 '제라진', 유명호텔 출신 조승희 쉐프가 선보이는 '맛이차이나' 등 대중적이면서도 검증된 맛집을 한 곳에 모았다.
달콤한 디저트로 채운 스위트 장르는 콩크림빵으로 유명한 광주 대표 빵집 '소맥베이커리', 경리단길 티라미슈 맛집 '비스테카', 강릉 중앙시장 명물 '육쪽마늘빵' 등 전국의 유명 베이커리와 차별화된 브랜드가 다수 입점했다.
고객들의 간식 입맛을 돋울 델리 코너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재료를 반죽하고 빚어 쪄내는 '행복한 만두', 즉석에서 바로 찐 각종 떡과 전통 다과를 선보이는 '진연 떡방' 등이 있다.
일부 델리 브랜드와 건강식품, 와인숍은 오는 27일부터 준비해 오는 3월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 '생활전문관' 특성 고려…주차까지 편리해져
앞서 영등포점은 작년 10월 건물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미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백화점 1층을 과감하게 푸드마켓(슈퍼)으로 구성했다.
백화점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1층에 식품관을 선보이는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신세계가 이처럼 과감한 전략을 택한 이유는 생활전문관이라는 영등포점 리빙관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백화점 업계는 '패션·뷰티'라는 공통의 카테고리를 적용, 점포 1층에 화려한 명품 또는 향수·화장품을 배치하고 고객들의 오감을 자극해 위층의 의류 매장으로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을 고수해왔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에 푸드마켓이 들어선 리빙관의 경우 1층을 제외한 건물 전체가 생활전문관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층간 쇼핑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다년간 영등포점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선식품이 가장 높은 매출 연계성을 보였다는 점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신세계 영등포점은 지난해 10월 건물 전체를 '생활전문관'으로 꾸민 바 있다. 1층을 푸드마켓으로 과감하게 변화시킨 것 또한 생활장르 구매 고객이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결정이다. 사진은 신세계 영등포점 전경. /신세계 제공 |
실제 2018년의 경우 영등포점의 생활장르와 신선식품장르의 매출연계율은 56%에 달했다. 생활장르에서 구매한 고객 10명 가운데 6명이 신선식품을 동시에 구매한 셈이다.
이에 신세계는 점포 내 매출 시너지와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고려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에 나섰다.
특히 신선식품은 주방 용품과의 매출 밀접성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 10월 오픈한 생활전문관은 1층 푸드마켓 바로 윗층인 2층을 각종 주방용품을 한데 모은 키친웨어 편집숍으로 배치해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신선식품 이용 고객들의 주차장 이동거리도 고려했다. 기존에 지하 식품관이 있었던 영등포점은 리빙관 바로 옆에 지상 주차건물과 주차타워가 위치해 고객들이 과일 등 무거운 짐을 들고 다시 지상으로 나와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번에 푸드마켓이 1층에 문을 열면서 고객들이 식품관 쇼핑을 마치고 바로 옆 주차장으로 갈 수 있어 더욱 편리해졌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 상무는 "영등포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으로 업계와는 차별화를 이루고 고객들에게는 전에 없던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리뉴얼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상품을 통해 서남부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