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 신고서를 접수한 가운데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이민주 기자 |
공정위에 면밀한 기업결합 심사 촉구…"거대 독점기업 탄생 방치해선 안 돼"
[더팩트|이민주 기자]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앱 공룡'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산'을 넘기도 전에 장애물에 부딪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 배달비 인상을 우려하던 소비자들과 일부 외식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독과점' 관련 지적은 최근 전국 규모의 가맹점주 단체와 배달 기사(라이더)들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6일 오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는 '배민-DH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회가 참여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요기요 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하 배민)이 합병할 경우 중개 수수료 등 비용부담이 최소 2배는 늘어날 것이라며 '거대 독점기업'의 탄생을 방치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무 전국가맹주협의회 대표위원은 "현재 배달앱 시장에서 상인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매출의 5% 정도"라며 "그러나 양 사가 합병할 경우에는 이 부담이 무조건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라며 "늘어난 비용에 대한 피해는 자영업자나 소비자인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배달앱 시장을 성장하고 있는 혁신산업이라 보고 독과점 기업의 등장으로 성장이 정체될 것을 우려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의 면밀한 기업결합 검토를 촉구했다. /이민주 기자 |
독점 기업으로 인해 혁신산업의 성장이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최근 한 플랫폼 기업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양사의 시장 장악률은 98.7%에 달한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지난해 1~11월 모바일 음식서비스 시장이 8조11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만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배달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왔다. 배달시장에서 모바일 배달 산업은 새로운 경제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전체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배민이 독일 기업인 DH와 결합할 경우 배달앱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는 이같은 독과점 위험이 있는 거대 기업의 결합을 단지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자율적인 측면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시장의 혁신을 위해서는 독점기업의 탄생을 방치하면 안 된다. 시장 내 경쟁이 활성화돼야 새로운 기업, 스타트업이 더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배달앱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독과점 기업이 탄생이 소비자와 시장 참여자들의 편익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면 지금이라도 함께 성장할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여러 이해가 얽힌 문제인 만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주무부서인 공정위는 생태계 전반의 건전성과 성장성을 고려해 이 안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공정위의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기업결합 심사를 촉구했다. 요식업자를 비롯한 배달 기사, 소비자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이 하나의 기업에 종속된 상황에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국민과 라이더들은 어떤 방어력도 가질 수 없다"며 "배민과 DH의 기업결합 심사는 국민 편익의 관점에서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요기요 등을 운영하는 DH와 배민은 지난해 12월 30일 기업결합 심사 관련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에 따라 신고일로부터 30일간 심사가 진행되며, 필요에 따라 최대 9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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