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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이건희 6번째 '병상 생일' 앞둔 장남 이재용 '무거운 어깨'
입력: 2020.01.06 00:00 / 수정: 2020.01.06 00:08
2020년 경자년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차세대 반도체 개발 현장 점검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상 경영의 고삐를 죄며 경영 방안을 구상하고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제공
2020년 경자년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차세대 반도체 개발 현장 점검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상 경영'의 고삐를 죄며 경영 방안을 구상하고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제공

"역사는 만들어가는 것" 긴장 끈 놓지 않는 이재용 리더십에 쏠린 눈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9일 78번째 생일을 맞는다.

지난 2014년 병상에 누운 이후 6번째 생일이라는 점만으로도 삼성에서는 축하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별도의 의미 부여 없는 '조용한 하루'를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부친의 부재 속에 최고의사결정권자로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경영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비상 경영'의 고삐를 죄며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동에서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은 예년과 같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 증상이 발생, 인근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다음 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이 회장은 심혈관을 넓히는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에는 VIP 병동 내 맞은편 병실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복수의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정상적인 신체 기능으로 자발 호흡을 하면서 휠체어를 탄 채 병실 복도를 산책하거나 마사지 등의 운동 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병실을 찾아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은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동에서 입원 중이다. /더팩트 DB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은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20층에 있는 VIP 병동에서 입원 중이다. /더팩트 DB

올해 이건희 회장의 생일을 맞아 회사 차원의 별도 행사는 처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지난해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당시 영상 메시지로 대신한 채 글로벌 행보에 매진한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경영 구상 및 미래 대응 방안 마련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안팎에 산재한 불확실성 역시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당시 삼성 안팎에서는 '리더십 공백'을 근거로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이재용 체제' 전환 이후 달라진 변화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순조롭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2014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비롯한 4개 화학 계열사 '빅딜'에 이어 2015년 삼성SDI의 화학사업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매각,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새 리더'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체질개선 작업도 순항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와병 2년 후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2017년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하면서 삼성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지난 1959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회장 비서실로 출발해 60년 가까이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아 온 미래전략실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고, 그룹 차원으로 추진해 왔던 지주사체제 전환 계획도 백지화됐다. 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육성 차원으로 단행해 왔던 대규모 인수합병(M&A) 역시 미국 전장·음향 업체 하만 인수 이후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은 해를 넘겨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은 해를 넘겨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2018년 2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인공지능(AI)과 5G, 바이오, 자동차 전자장비, 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하나둘씩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지난 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후 올해까지 이어지게 된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은 삼성으로서 매우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과 TV 등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 분야에서 '저가 전략'으로 공세를 펴고 있는 데다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수백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공언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시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대만 TSMC의 벽을 넘기 위해서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리더십 공백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삼성전자의 변화는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매우 빠르게 진행 중이다. 반도체 및 4대 신성장 사업에 180조 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 플랜은 이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고, AI분야에서는 외부 인사 수혈이 한창이다. 여기에 '비노조 원칙' 폐기에 이어 연내에는 준법감시위원회를 사내에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공정을 개발 중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연구소를 찾아 공정기술을 보고받고, DS부문 경영진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공정'을 개발 중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내 연구소를 찾아 공정기술을 보고받고, DS부문 경영진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현장 일선에서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 역시 진행형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시무식이 아닌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공정'을 개발 중인 경기도 화성사업장 내 연구소를 찾아 3나노 공정기술을 보고 받고, DS부문 사장단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전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라며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라고 당부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이 부회장이 국내외에서 보여준 분주한 행보와 리더십은 삼성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라며 "중요한 것은 앞으로 전개될 (이 부회장의) 재판이다. 이미 지난 2017년 '총수 부재'에 따른 부작용을 온몸으로 견뎌야 했던 뼈아픈 기억이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재판 리스크가 해소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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