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국내 완성차 업계가 다양한 세스먼트에서 신형 SUV 모델 출시를 예고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 버전, 현대차 SUV 콘셉트카 '비전 T', 르노삼성 'XM3',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제네시스, 현대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제공 |
현대차 '투싼'→기아차 '쏘렌토'→제네시스 'GV80'까지…새해 SUV 열풍 이어진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 국내 완성차 업계가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자사 기술력을 총집약한 신차를 대거 출시,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와 준대형 세단 '그랜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K5', 'K7' 등 상품성을 개선한 신형 세단의 강세가 두드러졌다면, 올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신차 효과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미국 LA 오토쇼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 '비전 T'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현대차 제공 |
◆ 소형 아니면 중형? '투싼', '스포티지' 준중형 SUV 부활 신호탄 쏜다
현대차의 '투싼'과 기아차의 '스포티지' 등 국내 대표 준중형 SUV가 각각 올해 상·하반기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새롭게 태어난다. 두 모델의 흥행은 내수 시장 반등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최근 몇 년 동안 'SUV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투싼'과 '스포티지',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코란도' 등 준중형 SUV 모델의 경우 콤팩트한 디자인을 앞세운 소형 SUV와 공간 활용성을 전면에 내세운 중형급 이상 SUV 사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실제로 '투싼'의 경우 지난해(1~11월) 내수 시장에서 모두 3만3221대가 판매됐다. 이는 중형 모델 '싼타페'가 기록한 7만9829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소형 SUV '코나'가 같은 기간 기록한 3만8924대와 비교해도 5000대 이상 차이를 보인다.
'스포티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흥행 대박'을 터뜨린 기아차 소형 SUV '셀토스'(2만7200대)에 가려져 같은 기간 2만6083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24.3%의 감소율을 보인 '스포티지'는 누적 판매량에서 친환경차 '니로'(2만4023대)와 격차가 2000대 수준까지 좁혀졌다.
양사는 디자인은 물론 파워트레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새 모델로 올해 준중형 모델의 부활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특히, 현대차의 신형 투싼은 지난해 11월 미국 LA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SUV 콘셉트카 '비전 T'의 디자인을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의 신형 'K5'와 대형 SUV '모하비' 등 지난해 출시된 신차들이 콘셉트카와 차이를 두지 않은 디자인으로 흥행을 이어갔던 만큼 신형 투싼 역시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둔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에 이어 신형 준중형 SUV 모델에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라인업을 새로 추가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는 이르면 이달 중순 브랜드 최초 SUV 'GV80'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 제공 |
◆ 제네시스 GV80, '위장막 에디션' 꼬리표 뗀다
제네시스 최초 SUV 'GV80'도 올해 초 데뷔 무대를 갖는다.
지난해 각종 자동차 관련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차량의 실내외 디자인이 유출되면서 '위장막 에디션'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던 'GV80'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 메르세데스-벤츠의 'GLE'와 BMW 'X5', 렉서스의 'RX' 등 수입차들과 직접 경쟁에 나선다.
'GV80'는 현대차그룹 최초 14.5인치 와이드형 터치스크린을 비롯해 한 단계 진보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HDA2'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결제를 할 수 있는 '카 페이먼트',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등 최신 기술력이 총집약될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의 판매 가격을 두고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시장 기준으로 6000만 원 후반에서 7000만 원 초반대에서 엔트리 트림 가격이 책정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제네시스 SUV 라인업 확대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제네시스는 올해 하반기 'GV80' 보다 체급을 낮춘 'GV70(프로젝트명 JK1)'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1년까지 신형 세단 3종 더불어 SUV 3종 등 모두 6종의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GV70'은 'GV80'에 이어 다섯 번째 모델로 벤츠 'GLC', BMW 'X3', 아우디 'Q5' 등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기아차는 올해 자사 대표 베스트셀링 모델인 미니밴 '카니발'(왼쪽)과 중형 SUV '쏘렌토'의 4세대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제공 |
◆ 미니밴 대명사 '카니발·중형 SUV 베스트셀링 '쏘렌토'…기아차 '왕의 귀환'
기아차의 '흥행 보증 수표'이자 국내 미니밴의 대명사로 꼽히는 '카니발'의 풀체인지 모델 역시 올해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지난 1998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년의 세월을 거쳐 3세대 모델까지 진화한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는 '독주 체제'를 이어가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카니발'의 저력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카니발'의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모두 5만8545대다. 이는 기아차 세단과 레저용 차량(RV) 부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기아차가 6년 만에 내놓는 4세대 '카니발'은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SUV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에서 눈길을 끌었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실내 디자인 및 각종 안전·편의사양과 더불어 외관 역시 기존 모델과 비교해 SUV 이미지를 강조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이번 신형 카니발 출시를 기점으로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미니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의 중형 SUV '쏘렌토'도 새로 태어난다. '쏘렌토'는 사촌 격인 현대차의 '싼타페'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에도 지난해 자사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은 4만7247대가 판매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4세대 모델인 신형 쏘렌토는 차량의 골격인 플랫폼과 디자인뿐만 아니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과 더불어 HEV 라인업까지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국산 중형 SUV 가운데 가장 큰 차체를 자랑하는 '쏘렌토'는 이번 새 모델에서 그 크기를 더 늘려 상급 모델과 견줘도 손색없는 공간 활용성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은 이달 쉐보레의 준중현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제공 |
◆ 한국지엠·르노삼성 신형 SUV로 업계 3위 경쟁 불 지핀다
내수 3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 역시 올해 다양한 신차를 출시한다.
한국지엠은 쉐보레의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이르면 이달 중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 사이의 차체 크기로 쉐보레의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듀얼포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받은 리어 디자인을 적용해 2030세대 소비층을 타킷으로 한 마케팅을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준중형 SUV와 기아차 '셀토스' 등이 경쟁 모델로 꼽힌다.
아울러 '이쿼녹스'의 부분변경 모델과 더불어 국내 대형 SUV 가운데 가장 큰 차체를 갖춘 '트래버스'보다 더 큰 SUV 모델을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까지 세단과 SUV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크로스오버 'XM3'를 비롯해 소형 SUV 'QM3'의 완전변경 모델인 2세대 '캡처' 등 모두 6종의 신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XM3'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XM3 인스파이어' 쇼카의 양산형 모델로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