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대표이사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사진은 지난 1월 14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
임추위 "조직 안정 위해 신속 결정"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불거진 지배구조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3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손태승 현 회장은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손태승 회장 연임은 이사회를 거쳐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임추위는 지난달 26일부터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열고 주요 자회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최종 후보 4인을 선정한 뒤 해당 후보자에 대한 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적합 여부 등 종합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 손태승 회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6657억 원을 기록, 경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은행 내에서 발생한 DLF 손실 사태로 손 회장의 연임 전망에 경고등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임추위는 그간의 대처 과정을 감안해 손 회장을 재선임 후보로 추천키로 결정한 것이다.
다만, 예상과 달리 우리금융이 차기 회장 인선을 빠르게 진행한 데는 DLF 관련 제재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DLF 사태 관련 경영진 제재 가능성으로 불거지고 있는 지배구조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차기 회장 선임 절차는 1월 중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3월 주주총회 한 달 전까지만 후보를 추천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태승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이나, 지주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하여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의 조기 선임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더팩트 DB |
이와 관련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DLF 사태에 대한 고객 배상과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다"면서도 "대표이사 임기 도래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직 안정을 위하여 신속한 대표이사 선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DLF 사태 발생 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손태승 회장의 모습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통한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손태승 회장은 'DLF 사태'에 대한 징계를 앞두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회장에게 DLF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사전 통지했다. 문책 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최종 징계 수위는 제재심을 거쳐 금감원장의 결정, 금융위원회 승인으로 결정된다.
내년 1월 중순 열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내용이 확정될 예정이다. 금감원의 제재심 수위대로 결정될 시에는 손태승 회장의 연임은 불발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제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없다는 점에서 임추위가 신속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손 회장의 징계 수위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만큼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를 마무리하고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향후 손태승 대표이사 회장은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 및 증권사·보험사 대형 M&A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관리에 전념하고, 새로 선임될 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