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의 내년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 인물을 수장으로 택한 이마트와 연속성을 택한 타사의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 지에 업계 안팎이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민주 기자 |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수익성 개선 사활…온라인·해외 진출로 활로 찾기 '분주'
[더팩트|이민주 기자] 오는 2020년 새로 구상할 경영 전략이 업체 간 '경쟁'을 넘어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형 마트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을 내세운 이마트와 유임을 선택한 롯데마트·홈플러스의 결단이 내년 이들 업체가 받아들 경영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형마트는 내수 부진과 온라인 쇼핑 비중 증대 등 요인으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유통업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했으나 대형마트 매출만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5.9%나 늘었다.
이에 국내 '빅3'로 불리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가 저마다의 전략을 펼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 애를 썼으나 올해에도 역시 기대한 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저가부터 온라인 강화까지 같은 듯 다른 전략을 펼쳤던 빅3의 내년 행보가 얼마나 달라질지 업계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초로 외부인사를 수혈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컨설팅 업체 출신 강희석 대표는 벌써부터 수익성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이마트 제공, 이민주 기자 |
◆ 이마트, 새 인물 새 전략…'강희석 표' 수익성 작업·초저가 이어간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인적 쇄신을 선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지난 6년간 자리를 지켰던 이갑수 대표 자리에 외부 인물인 강희석 대표를 앉히는 이례적 인사를 단행했다. 발표도 예년보다 한 달여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
이마트 새 사령탑을 맡은 강 대표는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서 유통과 소비재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지난 10년간 이마트 관련 컨설팅을 진행해 내부 사정에 밝다. 특히 디지털 전환, 신사업 발굴, 글로벌 진출 등에 특화한 인물로 그간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에 대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강희석 표' 수익성 개선 작업은 마트 3사 중 가장 먼저 시작됐다. 정기 인사에 앞서 단행된 인사에 따라 강 대표는 내부 취임식을 거친 후 업무에 들어갔으며 최근 이마트 사업 재편 계획을 발표했다.
정용진의 대수술로 탄생한 수장이라는 평가 답게 강 대표도 곧바로 이마트 부문에 대한 대수술에 들어갔다. 강 대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하에 잘되는 기존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이 부진한 비효율 브랜드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마트 매장 30%를 리뉴얼하고 핵심경쟁력인 그로서리 MD를 대폭 개선한다. 적자를 내는 삐에로쑈핑, 부츠 등 전문점은 점포별로 수익성을 분석해 효율이 낮은 곳은 폐점한다. 전문점이라고 다 닫겠다는 것은 아니다. '잘 나가는' 노브랜드, 센텐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격적 확장을 예고했다.
여기에 올해 '대박'을 낸 초저가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올해 8월부터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통해 초저가 전략을 펼쳐왔다. 원가 분석을 통한 유통구조 혁신으로 확립한 상시적 초저가 구조는 스마트 컨슈머들의 호응을 받았으며 역대급 쇼핑 축제 '쓱데이'까지 대흥행시키면서 깜짝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실제 새해부터 초저가 탄생일을 예고했다. 이마트는 오는 1월 1일 쓱데이에 버금가는 초특가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앞으로 전문점 사업 재편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국민가격', '초특가 행사' 등 상품 가격 경쟁력 강화와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내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민주, 롯데마트 제공 |
◆ 롯데마트, 외수 시장서 활로 모색…'동남아 전문가' 문영표에 기대
올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었다. 실적 반등을 위한 기회를 롯데그룹은 지난 19일 롯데쇼핑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면적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5개 사업부문장 중 4명을 교체했다. 이 가운데 문 대표만이 자리를 지켰다.
그 배경을 놓고 업계는 글로벌 시장 공략의 연속성 담보를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1987년 롯데상사로 입사해 2007년부터 롯데마트에 둥지를 튼 문 대표는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마트 해외사업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에는 인도네시아법인장, 2011년 동남아본부장을 지냈다. 올해 1월부터 롯데마트 대표로 취임했으며 내년 2년차를 맞이한다.
실제 롯데마트도 외수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마트 해외 점포는 국내 절반 수준(인도네시아 48개, 베트남 16개)이며,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26.2%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실제 이후부터 롯데마트의 동남아 그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공략이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인도네시아 50호점 뜨갈점 오픈 소식을 알리며 오는 2023년까지 인도네시아 매장을 10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지역의 10개 거점 도시에 대형점포를 연결해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하겠다는 설명이다.
신선식품과 밀솔루션(Meal-Solution)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콘셉의 소매매장을 열 계획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 일부 지역은 외식 비중이 높다. 끼니의 절반 이상을 외식으로 해결하는 문화를 고려해 식음매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유통업계 또한 온라인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만들어 향후 온·오프라인을 연결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0년 상반기에는 독자적인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론칭하고 다채널 확보를 통해 롯데마트의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자율형 점포와 체험형 콘텐츠 확충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장에 보다 큰 권한을 주고 지역 상권에 맞는 점포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에서다. 올해부터 운영 중인 자율형 점포 20개의 경우 타 점포 대비 3.5% 수준의 신장률을 보인 바 있다.
수시 인사를 단행하는만큼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임 대표는 물류 확대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올라인' 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민주 기자, 홈플러스 제공 |
◆ 홈플러스, 임일순 "온·오프 넘는 올라인 플레이어 될 것"
연말마다 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앞선 두 대형마트와 달리 홈플러스는 상황에 맞게 수시 인사를 진행한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홈플러스를 이끌고 있는 임일순 대표의 위치는 올해 연말에도 변동이 없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실적도 타개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났으며 매출도 떨어졌다. 홈플러스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영업이익은 1090억860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9%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7조6598억2292만 원으로 3.67% 줄었다.
갑작스레 날아든 '낙제 성적표'에 임 대표가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자필 손편지를 게재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지난 6월 편지를 통해 "경쟁 속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유통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 있음을 고백한다"며 "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홈플러스는 가장 자원 효율적인 옴니채널의 강자로서 모습을 변화시키기 위한 전사전략과제를 실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당시 공개한 전사전략은 △홈플러스 스페셜 강화·확대 △점포망의 물류 자원화를 통한 배송경쟁력 강화 △코너스 질적 전개 및 익스프레스 변모 가속화 등이다.
임 대표는 이후에도 온·오프라인을 넘는 '올라인' 플레이어로의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으며, 이같은 전략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향후 유통산업의 승부는 온·오프라인의 가능성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국 140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전통적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고 창고형 할인점과 마트를 합친 '홈플러스 스페셜'의 온라인화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기존 4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 가운데 타사의 초저가 전략에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내놓은 일명 '프리미엄 PB(자체상품)' 역발상 전략도 이어질 것이며, 여기에 1일부터 한 달간 '빅딜가격'이라는 이름의 할인 행사 시행을 예고했다. 홈플러스는 "위기 극복 절박한 오프라인 유통가, 대형마트가 새해 벽두부터 가격 전쟁을 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체가 내수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내는 가운데 특히 온라인 공세에 내몰린 대형마트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내년 마트 3사가 실적 부진 타개를 위해 각기 어떤 전략을 펼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