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27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김 행장의 임기 만료까지 새 행장이 임명되지 않을 경우 기업은행은 임상현 수석부행장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 /더팩트 DB |
김도진 행장 임기 만료시 임상현 수석부행장 대행 체제로 운영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오는 27일 임기를 마치는 가운데 차기 기업은행장 임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청와대가 관료 출신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지자 노조 등 반발이 커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장 임명이 미뤄지면서 당분간 대행체제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차기 기업은행장으로는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비서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장식 전 수석은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0년대 초반 경제기획원 기획국 총괄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에 힘쓴 정통 예산 관료 출신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시중 은행과 달리 행장 선임에 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과 청와대의 검증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다음 날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반장식 전 수석이 차기 기업은행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기업은행 노조는 반발하고 나섰다.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한국노총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가 한목소리로 함량 미달 낙하산 행상 임명을 반대한다고 거듭 외쳤음에도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하려고 한다"며 "기업은행장은 청와대 수석의 재취업 자리가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보수 정권 시절에도 기업은행장은 낙하산을 내려보내지 않았다"라며 "낙하산, 보은 인사로 공공기관장이 임명되는 것은 적폐"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청와대가 반 전 수석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총선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까지 벌일 계획이다.
청와대가 관료 출신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지자 노조 등의 반발이 커졌다. 이에 따라 차기 기업은행장 임명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가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낙하산 은행장 임명 시도 규탄' 집회를 개최한 모습. /정소양 기자 |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차기 기업은행장을 낙점했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임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반 전 수석을 임명할 경우 전직 관료 출신을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주까지 기업은행 차기 은행장 선임 작업을 완료한 뒤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도진 행장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두고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로, 노조 등 내부 반발이 심해지면서 정부가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진 현 은행장의 임기는 27일 만료된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은행장 임명이 미뤄지면서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은행이 운영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가 이번 주까지 차기 행장을 임명하지 않으면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전무이사가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6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도진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까지 새로운 행장 임명이 되지 않을 경우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의 대행 체제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직무 대행체제로 갈 경우 일상적인 업무는 기존대로 진행되며, 계열사 CEO 등 인사 단행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