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현장] 롯데마트, 옆집 '못난이 감자' 흥행에 'B급 사과' 판다
입력: 2019.12.24 11:15 / 수정: 2019.12.24 11:15
이마트가 농가를 돕기 위해 기획한 못난이 감자 상품이 흥행하자 롯데마트에서는 B급 사과를 앞세워 관련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구=이민주 기자
이마트가 농가를 돕기 위해 기획한 '못난이 감자' 상품이 흥행하자 롯데마트에서는 'B급 사과'를 앞세워 관련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구=이민주 기자

'못난이 사과' 파는 롯데마트, '상생'vs'모방'

[더팩트|이민주 기자] '못난이 감자'를 사들여 판매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상생 전략이 소통 경영의 '신세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롯데마트가 상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B급 사과' 판매에 나섰다.

롯데마트의 'B급 사과' 판매와 관련해 업계 전반에 '상생 경영'이 확산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판매 아이템만 달리한 사실상 '모방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마트는 전일(23일) 오는 25일까지 전 점포에서 B급 과일 소비 촉진을 위한 '2019년 사과와 감사 프로젝트'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판매하는 사과와 배는 B급 과일로 수확 시 생긴 흠집으로 판매가 어려운 상품이다.

롯데마트 측은 이번 행사로 농민들의 재고 부담과 소비자 가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주변인에게 감사를 전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슈 몰이를 하며 대흥행한 이마트의 '못난이 감자'와 달리 롯데마트 'B급 사과'는 소비자들과 업계의 외면을 받는 분위기다. 이마트 못난이 감자는 지난 13일 오전부터 판매를 시작해 14일 저녁이 되기 전 전국 매장에서 완판됐다.

판매 현장 분위기도 딴판이다. <더팩트> 취재진이 24일 방문한 서울 시내 한 롯데마트는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1층 매장 내부에만도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건을 둘러는 등으로 붐볐다.

다만 B급 사과를 판매하는 코너만 외딴 섬인 양 한산했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B급 사과를 집어 든 사람은 없었으며, 상품을 살펴본 손님조차 없었다.

롯데마트의 B급 사과 판매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모방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구=이민주 기자
롯데마트의 B급 사과 판매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모방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구=이민주 기자

손님들은 B급 사과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B급 사과 판매 행사 취지에 대해 알고 있는 소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주부 이 씨에 관련 행사에 대해 묻자 "모른다"며 "장 보러 왔다. 사과는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A급 사과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점도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못난이 감자의 경우 한 봉지에 780원으로 일반 감자에 비해 4배 저렴했으나 B급 사과와 일반 사과 간 가격 차는 최대 2.6배 차이에 그쳤다.

이날 판매 중인 B급 사과 가격은 6980원(3kg, 7~14입), 일반 사과는 7980원~8980원 선이었다. 고당도 밀양얼음골사과가 7980원(약 1.3kg 5~6입), 충주 GAP 사과(1.2kg 내외 4~6입)이다.

B급 사과 매대 인근에서 귤을 구매하던 한 고객에 관련 프로모션에 대해 아는지 묻자 "그게 뭐냐. (A급 사과와 비교해) 얼마나 싸냐"며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난다면 굳이 (B급 사과를) 구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의 시선도 싸늘하다. 일각에서는 '숟가락 얹기'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못난이 감자와 B급 사과의 사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가 있다"며 "못난이 감자 사례는 "팔리지 않으면 다 먹겠다"는 포부처럼 폐품 감자로 시름에 빠진 농가를 돕기 위한 도전 같은 개념이었다. 반면 B급 사과는 애초에 팔 수 없는 상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마트의 전략은 결국 A급 사과에 비해 저렴하게 사과를 사 와서 마케팅에 버무려 한번 잘 팔아보겠다는 것"이라며 "상품 사과에 비해 소폭 저렴한 가격과 스티커 쪽지를 동봉하는 등의 얄팍한 마케팅이 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마트 못난이 감자가 잘 팔리니 비슷한 개념의 상품을 내놓은 것인가 보다"며 "그러나 못난이 감자는 방송을 통해 취지가 잘 알려지는 등 홍보 효과와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 덕에 흥행한 것이다. B급 사과가 잘 팔릴지는 두고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