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끄는 마트업체 자체상품(PB) 가격이 1년 사이 최대 77%까지 인상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팩트 DB

인상 상품 199개 중 '식품' 145개…1년 새 최대 77% 인상

[더팩트｜이민주 기자] 낮은 유통 마진 덕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여겨지는 자체상품(이하 PB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 이들 상품 가격이 1년 사이 최대 77%까지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지난 6월 18일~7월 1일까지 대형마트 3사 PB상품 2000개 가격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들은 가격 비교를 위해 앞서 지난해 3월 미리 PB상품의 가격 정보를 수집했다.

품절 또는 단종된 상품을 제외한 PB상품 1747개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199개 상품의 가격이 인상됐으며 이 중 대부분이 식품류(145개)로 나타났다. 이외 가격 비교가 불가능한 상품이 655개(35.7%), 가격이 동일한 상품이 426개(24.4%), 신규 출시 상품 292개(16.7%), 가격 인하 상품은 129개(7.4%)다.

가격 인상 폭은 적게는 6%부터 많게는 77%까지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소비단체협의회에서 매월 조사하는 생필품 가격 변동 폭 대비 큰 인상률로 연간 생필품 가격 평균 인상 폭은 0.1~1.2%대다.

마트별로 롯데마트는 전체 PB상품 529개 중 식품류에서만 25개 상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가격이 오른 식품 외 상품은 11개다.

식품 PB 중 '프라임엘' 상품군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56%, '온리프라이스' 35%, '초이스엘' 17%다. 특히 커피 원두 상품 3가지는 작년에 비해 56%만큼 가격이 높아졌으며 지난 2017년과 비교하면 2년 사이 122%나 올랐다.

롯데마트 PB상품 529개 중 36개, 홈플러스는 403개 중 46개 가격이 인상됐다. 사진은 최근 홈플러스가 내놓은 프리미엄 PB '시그니처' 전단. /이민주 기자

홈플러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전체 403개 중 식품류 30개, 식품 외 16개 상품이 전년 대비 비싸졌다. 식품군에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상품은 '핫새우칩'으로 전년 대비 가격이 25% 높아졌다. 이외 종합캔디(19%), 허니뻥이요(15%) 상품도 가격이 인상됐다.

이마트의 경우 전체 815개 상품 중 117개 상품의 가격이 소폭 높아졌다. 노브랜드 상품 가격은 평균 7.5%, 피코크가 10%만큼 높아졌다. 배춧값,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김치류(11종)도 가격이 인상됐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깜깜이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해가겠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일반 상품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경우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가격 변동을 예고한다"며 "그러나 PB상품의 경우 인상과 관련한 어떠한 설명도 없이 자사 브랜드라는 이점을 이용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가격 변동뿐만 아니라 용량이나, 제조사 등이 변경된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기 어렵다"며 "깜깜이 인상이 될 여지가 크다. 지속적으로 PB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 감시 효과 및 소비자 정보제공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