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강희석 신임 대표를 필두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전략의 핵심은 기존점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전문점 재편이다. /이마트 제공, 이민주 기자 |
기존점 경쟁력 강화·초저가 전략 가속화 계획 발표
[더팩트|이민주 기자] 강희석 신임 대표가 이마트 사업 재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안되는 것을 과감히 버리는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춘 재편 작업을 통해 성장동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이마트는 핵심 영업인 기존점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추진한 '초저가 전략'에 더욱 속도를 붙이는 한편 기존 이마트 매장 30% 이상을 그로서리 매장을 중심으로 리뉴얼하겠다고 설명했다. 리뉴얼 콘셉은 '고객이 가고 싶은 매장'이다.
아울러 전문점 사업은 수익성 중심으로 과감히 재편한다. 비효율 브랜드와 일부 점포를 정리해 기존점 업그레이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한다.
이 같은 이마트의 결단에는 신세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수익성 중심 경영 효율화' 기조가 바탕에 깔려있다. 핵심 회사인 이마트가 그룹의 기조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과감한 투자로 기존점 심폐소생…월계점,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
기존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마트 매장의 30% 이상을 리뉴얼한다.
'고객 관점에서의 이마트'를 콘셉트로 잡고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새롭게 구성해 고객이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 지향적 상품과 가격을 제공할 예정이다.
첫 타자로 월계점을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한다. 월계점을 그로서리와 몰(Mall)이 결합된 복합모델 형태로 테스트 개발한다. 이를 위해 그로서리 MD와 식음브랜드를 강화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는 테넌트를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전면 리뉴얼을 시행하는 타 점포들 역시 이마트의 핵심경쟁력인 그로서리 MD를 대폭 개선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도입해 업그레이드한다.
이마트는 수익이 부진한 점포 폐점으로 재원을 마련해 내년 이마트 기존점 30%를 그로서리 중심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마트 가양점. /이민주 기자 |
지난 10월 단행한 조직 개편이 MD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요 전력이 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앞서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 식품본부로 늘리고,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식품 본부 내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한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쓱데이 등 초저가 전략을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집객 측면에서 큰 효과를 얻었다"며 "상시 초저가에 힘을 더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점포와 전문점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고 밝혔다.
◆ 삐에로쇼핑 OUT…'잘 나가는' 브랜드도 점포별 폐점 검토
이마트에 따르면 자사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는 연간 900억 원이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에 대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일부 전문점의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도 효율이 낮은 곳은 점차 폐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명동점 폐점으로 이슈가 됐던 '삐에로쑈핑' 7개 점은 순차적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삐에로쑈핑은 지난 2018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현재 코엑스점, 두타몰점 등 전국에 7개 점이 있다.
이마트의 H&B 스토어 '부츠'도 점포별 수익성 분석을 통해 효율 경영을 극대화한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이미 18개 부츠 점포를 폐점했다.
일렉트로마트 대구점도 내년 초 영업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8일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을 폐점한 바 있다.
이마트 측은 높은 임차료 등으로 수익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전문점에 대해 과감한 사업조정을 단행해 경영효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나는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매장은 내년에도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마트 필리핀 1호점 내부. /이마트 제공 |
◆ "잘 나가면 밀어준다" 노브랜드·센텐스·일렉트로마트 '확장'
반면 수익성이 높은 전문점 브랜드의 경우 매장을 확대해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노브랜드와 센텐스는 해외 매장을 확대하고 국내에서 '훨훨' 날고 있는 일렉트로마트는 '키 테넌트'로 육성할 예정이다.
노브랜드는 지난달 필리핀 마닐라에 프랜차이즈 형태로 1호점을 오픈하고, 이달에는 페드로 지역에 2호점 열었다. 내년 필리핀에 개 점포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필리핀 1호점은 가성비 있는 한국상품으로 현지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초코·버터쿠키, 감자칩, 짜장라면 등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 수출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다. 이마트는 지난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노브랜드 상품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 상품 수출국을 20여 개로 수출액은 2015년 20억 원에서 올해 70억 원으로 250% 늘어났다. 이마트는 현지에서 인기 있는 노브랜드 상품의 2차 수출 물량을 1차에 비해 4배가량 늘렸다.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 매장도 내년까지 2개 확대한다. 이마트는 사우디 최대 유통그룹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센텐스 브랜드를 수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사우디에 2개, 필리핀에 1개 매장이 문을 열었다.
사업성이 높은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공격적 확장을 이어간다. 이마트는 올해만 13개 일렉트로마트 점포를 오픈했다. 내년에는 10여 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킨텍스 이마트타운에 첫 점포를 연 이후 ‘체험형 가전매장’으로 인기를 끌며 현재 전국에 44개가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는 특히 20~30대 젊은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키 테넌트'로 육성하려 한다"며 "이번 사업 재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마트의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