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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대형 마트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 or 유임'…시장 판도 달라질까
입력: 2019.12.20 00:00 / 수정: 2019.12.20 00:00
국내 대형마트 두 업체의 정기 인사 방향이 엇갈렸다. 새로운 인물을 수장 자리에 앉힌 이마트와 원래 대표를 사업부장으로 유임한 롯데마트의 선택이 내년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사 제공
국내 대형마트 두 업체의 정기 인사 방향이 엇갈렸다. 새로운 인물을 수장 자리에 앉힌 이마트와 원래 대표를 사업부장으로 유임한 롯데마트의 선택이 내년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사 제공

강희석 '승리'에 무게…초저가·전문점 개편 등 '뉴 페이스'에 기대감

[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그룹의 인사 발표에 따라 국내 대형 유통 업체들의 연말 정기 인사가 마무리됐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장수 최고경영자(CEO) 대신 역사상 최초로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반면, 롯데그룹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도 문영표 사업부장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나름의 차이를 보였다. 유통 업계 '빅2' 그룹이 고심 끝에 내놓은 결정이 내년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와 롯데, 두 그룹이 단행한 내년도 정기 인사는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라는 큰 틀에서는 맥을 같이 하지만, 핵심 사업 분야인 대형 마트 부문에서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최근 업계에 불고 있는 '성과주의 인사쇄신'의 스타트는 업계 1위인 이마트가 끊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0월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이마트부문에 대한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12월 초 임원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인사를 통해 지난 6년간 이마트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던 이갑수 대표가 물러나고 강희석 대표가 이마트 수장을 맡게 됐다. 이후 강 대표는 내부적으로 취임식을 치르고 업무를 시작했다.

신세계그룹이 최초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하자, 업계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초저가 마케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선제 대응을 했다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부진한 성적이 가져온 '예고된 수순'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해와 올해 아쉬운 성적을 받아든 문영표 롯데마트 사업부장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업계는 업무 연속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이마트 내부. /이민주 기자
지난해와 올해 아쉬운 성적을 받아든 문영표 롯데마트 사업부장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업계는 업무 연속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이마트 내부. /이민주 기자

반면 롯데마트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문영표 대표의 연임을 선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유통 사업부문장 중 유일하게 문 대표만이 자리를 지켰다.

전일(19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의 주요 성장 축인 롯데쇼핑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면적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기존 백화점, 마트 등 계열사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롯데쇼핑을 'One Top' 통합법인 체제로 재편하고 각 계열사를 사업부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5개 사업부문장 중 문영표 대표를 제외한 4명을 교체하는 용단을 내렸다.

실적만 놓고 보면 교체가 자연스러웠던 문영표 사업부장이 자리를 지킨 배경을 놓고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취임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과 롯데마트가 최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점을 들어 문 사업부장이 연속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만큼 급감했다. 이 기간 매출액도 2.6% 줄어든 1조6637억 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의 점포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동남아 할인점 사업에 정통한 문영표 대표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취임 1년 차라는 점도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 이런 복합적 요인으로 발표 전부터 문영표 대표가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은 꽤 나왔던 편"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인사 향방이 갈린 가운데 업계는 새로운 인물인 강희석 대표에게 더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내부. /이민주 기자
양사의 인사 향방이 갈린 가운데 업계는 새로운 인물인 강희석 대표에게 더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 내부. /이민주 기자

업계의 관심은 '교체'와 '유임'으로 엇갈린 양측의 인사 기조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에 쏠린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물'에 거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희석 대표가 외부인사라고는 하지만 지난 10년간 이마트 관련 컨설팅을 진행해온 만큼 내부에 정통하고 최근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점이 그 배경이다. 여기에 강 대표는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문점 개편으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동남아 사업에 정통한 문영표 사업부장이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해결할 방법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점과 취임한 지 1년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강 대표의 '순항'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임 강희석 대표 부임으로 이마트 전문점 등 적자 사업부 폐점과 축소가 빨라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이마트 손익 개선을 점치는 분위기"라며 "여기에 최근 초저가 전략도 모객과 이미지 개선 등에 효과를 내고 있는 바 내년 강 대표의 성과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사업부장이 시간을 벌었다고는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 전반이 불황인 가운데 유임으로 인한 부담감을 등에 업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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