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에 대해 조건부 인가 및 변경승인 했다. /최수진 기자 |
과기정통부, 상생 위한 조건 추가…LG유플러스, 825만 유료가입자 확보
[더팩트│정부서울청사=최수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에 대해 조건부 인가 및 변경승인 했다. 약 9달에 걸린 심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LG유플러스는 825만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본격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승인…조건 별도 부과
13일 과기정통부는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조건 부과 인가 및 변경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5일 LG유플러스가 신청한 주식취득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에 대한 결론이다.
과기정통부는 통신과 방송을 나눠 조건을 부과했다. 우선, 통신분야에서는 알뜰폰 시장의 경쟁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 5G·LTE 도매제공 확대 △데이터 선구매·다회선 할인 △동등결합상품 제공 등 조건부과 등을 부과했다.
방송분야의 경우 방송·미디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PP‧홈쇼핑PP 계약 투명성 제고 △다양한 콘텐츠 투자계획 마련 및 이행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 조건부과 등을 내걸었다.
이날 발표를 담당한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통신분야, 방송분야 등에 나눠 검토했다"며 "관련 기업 자문 등을 통해 경쟁에 미칠 영향과 이용자 보호 측면, 재정 능력 등을 검토한 결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인한 경쟁 저해 영향이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승인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업무 정지, 과징금 등을 부과할 수 있다. 방송과 통신의 제재 방식이 다르다. 조건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뜰폰 포함 승인…'1사 1알뜰폰' 정책 사라진다
통신분야에 대해서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에 대한 인가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인가를 허용하는 대신 통신시장의 공정경쟁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인가조건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알뜰폰 시장의 경쟁여건을 개선하고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도매제공 대상 확대, 데이터 선구매 할인제공, 다회선 할인 및 결합상품 동등제공 등의 조건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가 출시 또는 출시할 주요 5G·LTE 요금제는 모두 도매제공해야 한다. 다만, 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제외된다.
또한, LG유플러스는 5G 도매대가를 상당수준 인하해 알뜰폰 사업자의 중·저가(3∼4만 원대) 5G요금제 출시를 지원해야 하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 도매대가를 더 크게 인하해야 한다. LTE 요금제의 경우 최대 4%p, 종량제의 경우 평균 3.2%다.
알뜰폰이 종량제 데이터를 대용량으로 사전 구매하는 경우 데이터 선구매제 할인을 도입하고,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에게 자사 무선 다회선 할인과 유·무선 결합상품을 LG유플러스와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태희 실장은 "과기정통부의 결정으로 인해 더이상 1사1알뜰폰 정책에 대한 제재는 없을 것"이라며 "논란이 있었던 것은 인지하고 있다. CJ헬로 알뜰폰에 대한 분리매각 요구가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변화가 경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으로는 기준을 달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송분야는 심사사항별 배점을 부여하는 평가방식(총점 1000점, 승인 기준점 700점)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총 727.44점으로 승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방송분야, 1000점 만점에 '727.44점' 받아 승인
방송분야는 심사사항별 배점을 부여하는 평가방식(총점 1000점, 승인 기준점 700점)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총 727.44점으로 승인됐다. 다만, 지역성 강화, 공정경쟁, 시청자 권익보호, 방송‧미디어 산업 발전, 상생협력 등을 위해 필요한 승인조건을 부과할 계획이다.
우선, 지역채널 수신 가능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CJ헬로는 '8VSB 기본상품(최저가상품)'에 지역채널을 포함하고,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역채널 콘텐츠를 '무료 VOD'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CJ헬로는 지역채널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콘텐츠 비중 등을 포함한 지역채널 운영계획을 수립·이행해야 한다.
또, CJ헬로 가입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로 전환하는 행위 방지를 위해 △8VSB 디지털방송 상품 신규 가입·가입 전환 ·계약 연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연·거부·제한하는 행위 △8VSB방식 디지털방송 가입자의 QAM방식 디지털방송으로의 가입 전환 또는 케이블TV 가입자(8VSB, QAM)의 IPTV로의 가입 전환을 부당하게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기업결합에 따른 협상력 증대로 인한 PP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 있어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PP(홈쇼핑PP 포함)와의 대가 및 채널번호 협상 시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토록 하고, 매년 PP 사용료 및 홈쇼핑 송출수수료 규모 및 증가율을 공개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IPTV 콘텐츠와 함께 실감형·양방향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태희 실장은 "협상력 남용하는 부분 방지하기 위해 조건을 부과했다"며 "조건 이행 여부는 PP에 물어보면 바로 알게 된다. 업체에서도 그런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위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CJ헬로 인수를 통해 LG그룹의 통신 사업의 재도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제공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그룹 통신 사업, 재도약할 것"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과기정통부의 CJ헬로 인수 승인 결정에 대해 "통신방송 시장의 자발적 구조개편으로 산업이 활성화하도록 정부가 CJ헬로 인수를 승인해 준 데 대해 환영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LG그룹 통신 사업 역사에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며 "두 배로 확대된 825만 유료방송 가입자를 기반으로 유무선 시장 경쟁 구조를 재편하고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를 발굴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