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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별세] '세계 경영' 선도자, 그가 남긴 것
입력: 2019.12.10 10:03 / 수정: 2019.12.10 10:36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10일 오전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회장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하고 있는 모습. /이효균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10일 오전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회장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하고 있는 모습. /이효균 기자

'대우신화' 1세대 경영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우중 전 회장은 지난 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1세대 경영인이다. 그가 이끈 '대우'는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지만, 해체 직전 자산 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 굴지의 대기업이었다.

대우는 김우중 전 회장의 모든 것이었다. 1960년 섬유수출업체인 한성실업에서 영업사원으로 일을 시작한 김우중 전 회장은 1967년 31세 나이에 자본금 500만 원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대우의 시작이다. 창업 후에는 수출만으로 회사를 초고속 성장시키며 '대우신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우중 전 회장이 이끈 대우는 한국 기업 최초로 해외 지사(호주 시드니)를 설립하는 등 초창기부터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다. 1975년 종합상사 시대를 연 이후에는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창구 역할을 했다. 김우중 전 회장이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수출 산업의 선도자이자,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 성장을 함께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우중 전 회장은 1973년 대우건설, 1974년 대우전자, 1976년 한국기계, 1978년 대우조선·자동차 등을 설립하거나 인수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면서 '대우그룹'의 기틀을 구축했다. 비슷한 시기에 수단과 리비아 등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등 해외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나갔다.

김우중 전 회장의 도전정신은 곧 '대우정신'으로 불렸다. 대우그룹은 이러한 '대우정신'을 바탕으로 지난 1980년대 위상을 더욱더 높였다. 대우개발과 대우실업을 합병한 ㈜대우 출범 이후에는 자동차·중공업·조선·전자·통신·금융·호텔·서비스 등 전 산업에서 내실을 다지며 세계 진출을 본격화했다. ㈜대우는 지난 1983년 국내 최초 단일상사 월간 수출 5억 달러를 달성했고, 1988년에는 동베를린에 국내 최초 동구권 지사를 세워 세계 경영의 교두보를 구축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이러한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을 펼쳤다. 특히 1993년 '세계 경영'을 선언한 뒤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그룹 성장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이후 대우그룹은 30여년 만인 지난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법인에 자산총액 76조 원에 달하는 재계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2017년 3월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옛 대우 직원들 앞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더팩트 DB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2017년 3월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옛 대우 직원들 앞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더팩트 DB

물론 김우중 전 회장은 대우그룹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그가 한국 경제계에 남긴 흔적이 유독 진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우중 전 회장은 '세계 경영'을 통해 성장을 이뤄낸 업적 외에도 분식회계와 부실경영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히는 등 공과를 모두 남겼다.

김우중 전 회장은 외환위기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 1999년 워크아웃 후 그룹은 해체됐다. 이후 계열사들은 공중 분해됐다. 현재 사명에 '대우'가 들어간 회사는 대우건설, 위니아대우, 대우조선해양, 미래에셋대우 등이 있다. 몇몇 기업은 다른 회사로의 인수가 추진되고 있어 사명에서 '대우'가 빠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실상 대우는 사라지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의 기업 활동은 '큰 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 법칙이 깨질 수 있다는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재계는 그의 실패보단 성공에 더욱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김우중 전 회장의 도전 정신과 세계를 무대로 한 그의 통찰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 전 회장의 말이 기업가 정신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명언으로 지금까지 자주 사용되는 것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돈보단 도전을 쫓으며 남이 걷지 않았던 길을 개척했던 김우중 전 회장의 '대우정신' 또한 큰 교훈이 되고 있다.

대우그룹 전 임직원들은 이러한 '대우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지난 2009년 비영리단체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대우 가족의 노래' 등을 부르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대우맨'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당시 기념식에 참석한 김우중 전 회장은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세계 경영 완성'이라는 과업을 완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우리가 실현한 노력,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은 반드시 평가받는 날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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