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부회장 '삼성표 남방 정책' 드라이브, 베트남 총리와 협력 논의[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지속적인 투자를 비롯한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28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한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나 현지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베트남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면담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이동훈 심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 핵심 전자 계열사 수뇌부도 동석했다.
이날 푹 총리는 스마트공장 설립 및 부품 투자 등 삼성의 대(對)베트남 투자 확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푹 총리는 전날(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에서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출의 58%가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라며 삼성과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삼성 베트남 법인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베트남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베트남과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과 더불어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오는 2022년 하노이에서 운영 될 것으로 예상되는 R&D 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해 3000여 명의 베트남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베트남을 방문해 푹 총리와 만나 현지 사업 현황과 새롭게 추진할 신규 투자 방안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를 지속하고, 푹 총리의 제안을 토대로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다른 분야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 1995년 호찌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판매를 시작한 이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자부품 등으로 현지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재 베트남에서 스마트폰과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TV와 네트워크 장비,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은 베트남 주요 대학과 산학협력,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훈련 지원, 베트남 부품산업 발전을 위한 제조전문 컨설턴트 양성, 방과후 학교인 '삼성희망학교' 운영 등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 CSR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국의 애플, 중국의 화웨이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베트남 생산거점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박닌에서 2008년부터, 타이응우옌에서 2013년부터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 곳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정도인 연간 1억5000만 대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제조사가 '저가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저가폰 수요가 많은 신흥시장 위주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며 공세를 펴고 있다"라며 "삼성전자는 중저가 모델에 혁신적인 기능을 도입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 면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베트남 생산 기지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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