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이 수장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한섬 본사와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한섬 제공 |
60년대생 김민덕 신임 한섬 사장, 해외사업·온라인몰 강화 전면에
[더팩트 한예주 기자] 패션업계 불황에도 현대백화점그룹 내 '알짜배기' 계열사로 역할을 톡톡히 하던 한섬이 7년 만에 세대교체에 나섰다. 1960년대생 젊은 사장을 필두로 기존의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글로벌·온라인 분야를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며 진화를 거듭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을 한섬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사장은 1967년생으로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과 경영전략 및 지원담당 등을 거친 기획 및 재무통이다. 2017년 한섬으로 이동해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부사장)을 맡았다.
지난 2012년부터 한섬을 이끌던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은 그간의 공을 인정받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른다.
김형종 사장은 한섬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특히, 인수 당시 5000억 원을 바라보던 한섬을 매출 1조 클럽 대열에 올려놓으며 국내 패션 대표주자 자리를 차지하게 했다. 지난해 한섬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992억 원이다.
올해 3분기에도 국내 패션 대기업 3사 가운데 한섬은 홀로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한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한 244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사업 부문은 영업손실 150억 원을 냈고, LF 영업이익은 61.6% 급감한 46억 원에 그쳤다.
한섬의 호실적은 김형종 사장이 지미추, 끌로에, 벨스타프 등 실적이 저조한 브랜드 10여 개를 과감히 정리하고 주력 브랜드인 시스템, SJSJ 등의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또한 '노세일' 전략으로 유명한 한섬은 다른 백화점들이 앞다퉈 유치에 나설 정도로 소속 브랜드들의 위상이 높다.
한섬은 글로벌 사업과 온라인 사업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더한섬닷컴 캡처 |
이에 업계에서는 김민덕 사장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김형종 사장이 한섬을 그룹의 알짜배기 사업으로 끌어올린 만큼 신임 사장의 '굳히기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 전반으로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대표의 리더십이 회사 내 중요한 화두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해외사업과 온라인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한 단계 도약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한섬은 중국의 대형유통기업 바이련그룹과 여성 영캐주얼 브랜드 SJSJ에 대한 중국진출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공략에 나섰다. 올해는 중국 진출의 첫해로 실적 기여도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매년 SJSJ 점포 10개씩을 신규 오픈해나가 오는 2023년 수주금액 200억 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섬의 주력 브랜드 '시스템'은 지난 2014년 프랑스 파리에 의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를 오픈하고, 파리패션위크에 참여하는 등 유럽시장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주력 중이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도 힘을 다할 예정이다. 한섬의 온라인 부문 매출은 10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온라인쇼핑몰 '더한섬닷컴'을 처음 선보였던 2015년 매출은 60억 원에 불과했으나 5년 새 17배 늘어 지난해 매출 800억 원을 기록했다. 가입회원 수도 초기 4만 명에서 올해 3분기 30만 명을 넘어섰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섬의 온라인 부문이 연간 30% 성장을 지속할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10%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온라인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작년 27%에서 올해 3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섬 관계자는 "김민덕 사장은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 후, 한섬과 G&F의 조직 통합과 브랜드 효율성 제고를 통한 손익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며 "내년에도 글로벌 패션 시장 진출과 온라인 사업 강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