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꽉 찬 보험사 CEO들…실적 악화에도 연임 성공하나
  • 황원영 기자
  • 입력: 2019.11.26 15:51 / 수정: 2019.11.29 11:18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허정수 KB생명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CEO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DB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허정수 KB생명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CEO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가운데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DB

보험업계 전반 실적 부진…인사 관행 따를 것으로 분석돼[더팩트│황원영 기자] 보험 업계가 실적 악화로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보험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보험사가 세대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지, 내부 상황에 익숙한 대표를 내세워 상황 타개에 힘쓸지 각기 다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CEO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허정수 KB생명 사장,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 오병관 NH농협손보 사장 등 네 명에 이른다.

그간 국내 보험사 CEO 연임 여부는 실적에서 가려졌다. 다만, 올해는 실적 가중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시장 포화, 저금리, 고령화 등을 이유로 국내 보험업계 전반이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EO 인사는 경영 실적보다 각 사 인사 관행 등에 치중해 결정될 전망이다.

2016년부터 KB손보를 이끄는 양종희 사장은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2년 임기에 1년 연임(2+1)'으로 이뤄져 온 KB금융 사장단 인사 관행에 따르면 교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손보 업계가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점을 등은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윤 회장이 새 인사를 영입하기보다는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양 사장에게 경영을 맡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 대표는 2015년 당시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인수 이후 KB손보 초대 사장으로 선임됐고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분기까지 KB손보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3% 감소했으나 신계약가치는 8.5% 증가했다.

1년 전 취임한 허정수 KB생명 사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 생보사들의 순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KB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18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35.8%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2+1' 관행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허 사장은 1990년 KB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재무본부 요직을 거쳐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까지 오른 재무통이다.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과 오병관 송협손보 사장은 거취가 엇갈릴 전망이다. NH농협금융은 지난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 농협캐피탈 등 4개 자회사에 대한 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홍 사장은 무난하게 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NH농협금융 계열사 CEO들은 1년 임기 뒤 통상 1년을 연임하는 관례가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홍 사장이 관례에 따라 연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적자를 기록하던 농협생명이 홍 사장 체제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도 높이 평가받는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1141억 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 1분기 6억 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하고, 2분기 121억 원, 3분기 247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이미 연임에 성공한 오 사장에 대해서는 연임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작물 재해보험·온오프 여행자보험 등 전략 상품을 확대한 점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부진했던 실적은 발목을 잡는다. 농협손보가 기록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1%가량 감소한 59억 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보험사 CEO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각 사가 보수적으로 임기 관행을 이어나갈지 부진한 업황을 고려해 관행을 깨고 새로운 전략을 세울지 관심이 뜨겁다"고 평가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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