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실적은 '웃상' 주가는 '울상'…반등 가능할까
  • 정소양 기자
  • 입력: 2019.11.21 12:24 / 수정: 2019.11.22 10:50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다르게 주가 흐름은 거꾸로 흐르고 있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다르게 주가 흐름은 거꾸로 흐르고 있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호실적에도 주가 흐름은 '거꾸로'…업계 전망 엇갈려[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호실적을 보였지만 주가 흐름은 거꾸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연초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주가는 6월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사모펀드 논란 등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저평가된 증권주가 향후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가중,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시황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누적 당기순이익 5253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4343억 원)보다 20.9% 증가한 수치이다. NH투자증권도 3분기까지 3599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3498억 원)보다 2.9% 증가한 성적표를 내놨다. KB증권은 3분기까지 순이익 2418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대 성과를 넘었으며, 삼성증권도 3분기 누적 순이익 3024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3341억 원)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주요 증권사의 주가는 실적과는 다르게 움직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6월보다 하락했다.

전 거래일(20일)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73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고가(8280원)을 기록했던 지난 6월 27일보다 11.11% 하락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연중 최고가(1만4900원)를 기록했던 지난 7월 2일보다 16.44% 하락한 1만24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삼성증권의 주가는 3만5450원으로 연중 최고가인 3만9300원보다 9.8% 내려앉았다.

이들 증권사의 주가는 올해 초보다 상승한 모습이지만,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던 상승세는 꺾인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권주 약세에 대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반영된 점과 추가적 수익원 확보가 쉽지 않아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꼽았다. 또한 DLF 사태, 사모펀드 논란 등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져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속도가 더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저평가된 증권주가 향후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망은 엇갈렸다. /더팩트 DB
저평가된 증권주가 향후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망은 엇갈렸다. /더팩트 DB

다만, 전망은 엇갈렸다.

주가가 이미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인 데다 대부분의 증권주 예상 배당수익률이 4%를 넘어서는 만큼 연말 배당주로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대부분이 매년 이익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증권주는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며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반영돼 있다고 판단하며, 이제 추가 하락 여지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증권업계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개선이 어려운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그간 증권사들이 부동산 중심의 투자은행(IB)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의 총위험액이 상승했다. 이 때문에 향후 추가 투자 여력이 감소해 ROE의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이 시장대비 강세를 시현했을 때의 특징은 시중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속도가 빠르거나 ROE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라며 "그러나 IB 부분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옛 NCR 기준으로 총위험액이 크게 늘어나 투자 여력이 축소됐다. 이는 결국 ROE의 추가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증권사의 밸류에이션 상승 역시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3분기는 브로커리지, IB, 상품운용, 순이자마진 등 전 부문에 걸쳐 2분기 대비 감소했으며 4분기에도 실적이 더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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