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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30분마다 30초씩 손 씻어요" 맥도날드 주방 가보니
입력: 2019.11.20 00:00 / 수정: 2019.11.20 01:47
한국맥도날드가 19일 위생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주방 공개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민주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19일 위생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주방 공개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민주 기자

'언더쿡' 외 다른 의혹 해소 조금 아쉬워

[더팩트|이민주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위생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주방을 전면 공개했다.

'고객 목소리'를 듣겠다며 맥도날드가 꺼내 든 회심의 카드는 과연 소비자들의 불신을 잠재울 수 있었을까. 19일 맥도날드는 전국 310개 매장에서 원재료 관리와 햄버거 조리 과정을 공개하는 '주방 공개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전 행사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불시에 접수가 이뤄졌음에도 16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날 <더팩트> 취재진은 맥도날드 삼성DT점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는 오지숙 삼성DT점 점장의 안내에 따라 원재료를 보관하는 건자재실 내부를 거쳐 햄버거 조리 공간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살펴본 곳은 원재료를 보관하는 건자재실이다. 오 점장은 "건자재실 내부는 재료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18도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늘한 분위기의 내부로 들어서자 안 쪽으로 냉동고(영하 20도)과 냉장고(5도)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고, 냉동실에는 햄버거 빵(번)과 냉동 패티가 냉장고에는 햄버거 소스 등이 밀봉된 채로 질서정연하게 정리돼 있다.

맥도날드 측은 반자동화 된 그릴에서 패티를 구운 후 매번 심부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패티 등 제품과 빵 등을 만질 때를 분리해 색이 다른 장갑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맥도날드 제공
맥도날드 측은 반자동화 된 그릴에서 패티를 구운 후 매번 심부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패티 등 제품과 빵 등을 만질 때를 분리해 색이 다른 장갑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맥도날드 제공

햄버거 조리 공간으로 들어가기 전 참가자 전원은 머리망과 앞치마를 착용해야 했다. 오 점장은 모든 직원이 30분마다 30초씩 손을 씻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패티를 굽는 그릴 옆으로 파란색과 흰색으로 구분된 두 종류의 비닐 장갑이 눈길을 끌었다. 오 점장은 "냉동된 식품을 만질 때는 파란색 장갑을, 빵 등 재료를 다룰 때는 반투명 흰색 장갑을 끼고 있다"며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두 종류의 비닐 장갑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티 조리 과정은 '언더쿡' 논란을 충분히 해소할 만큼 체계적이었다. 파란색 장갑을 낀 직원이 그릴에 패티를 올린 뒤 앙면으로 된 그릴의 손잡이를 내리자 그릴이 패티의 두께를 자동으로 인식해 40여 초 간 구워냈다. 상단 그릴 온도는 218도, 하단 176도다.

직원은 패티에 소금과 후추를 뿌리는 작업을 한 뒤 트레이로 패티를 옮긴 후 중심부에 디지털 온도계를 찔러 넣었다. 그러자 직원이 들고 있는 태블릿에 패티 내부 온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오 점장에 따르면 식품 안전과 품질을 고려한 최적의 패티 온도는 68.4~73.9도 사이다.

이후 햄버거 조리 시연, 튀김기 작동법 설명 등에 이어 구워진 패티 시식을 마지막으로 약 20여 분 동안 치러진 주방공개 행사가 종료됐다. 제품보관부터 조리까지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최근 불거진 위생 논란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에서 맥도날드 측은 언더쿡을 비롯한 위생 관련 모든 의혹이 시스템 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 삼성 DT점에서 주방공개의 날 행사가 진행 중인 모습. /이민주 기자
이날 행사에서 맥도날드 측은 언더쿡을 비롯한 위생 관련 모든 의혹이 시스템 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 삼성 DT점에서 주방공개의 날 행사가 진행 중인 모습. /이민주 기자

다만 아쉬움도 남았다. 당초 공개가 예정된 '2차 유효기간 프린터'에 대한 설명은 본 행사가 아닌 추가 질의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었다. 튀김기 역시 시연 과정에서 "(재료마다 튀기는 공간을) 분리해 사용한다. 기름은 산가가 2.5에 도달할 때 마다 교체한다" 등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냉동 재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해동되고 이것을 어떻게 튀겨내는 지 등에 관한 부분은 이날 확인하기 어려웠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언더쿡을 비롯해 제기된 모든 의혹이 시스템 상 불가능하다"며 "한 직원의 잘못이나 실수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스템 상 치즈스틱에서 벌레가 나오는 등의 일은 벌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유효기간 프린터와 관련해서는 "당초 설명을 하려 했으나 내용이 어려워 참여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행사 진행에서) 제외했다"며 "맥도날드는 자체적으로 위생 관리 시스템을 마련, 1차 유효기간 외에도 사용하는 식재료에 2차 유효기간을 부여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측은 향후 정기적으로 주방 공개 행사를 열고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김기화 맥도날드 상무는 "(위생 논란이)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주방 공개 행사를 통해 내부에서 어떻게 위생 관리를 하는지 고객들에 보여준다면 차차 인식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매달 해왔던 주방 공개 행사를 앞으로도 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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