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18일 DLF 원금 대량 손실 사태 이후 고객 중심의 KPI개선을 통해 신뢰 회복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
우리은행, 18일 영업본부장 회의 개최
[더팩트|이지선 기자]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고객 중심으로 성과평가제도(KPI)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DLF 사태를 거치면서 KPI를 전반적으로 뜯어고쳐 은행 체질을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의지에서다.
18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내년 경영목표를 신뢰, 혁신, 효율로 설정하고 외형 위주의 영업을 탈피하고 고객 중심의 성과평가제도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원금 대량 손실이 발생한 독일 DLF 사태를 거치면서 자성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금융감독원 등은 DLF 원금 대량 손실 사태에 대해 은행 등 금융사들의 비이자수익에 대한 성과지표 설정이 사태 발생 원인 중 하나라고 봤다. 비이자이익 등에 대한 성과 압박으로 어려운 구조의 금융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게 됐다는 시각에서다.
이에 우리은행은 영업점 KPI 혁신안의 주요 개편방안을 대체적으로 고객 신뢰 회복에 중점을 맞췄다. 먼저기존 24개 평가지표를 10개로 대폭 축소해 영업점 부담을 덜어주고 지점별 특성에 맞는 자율영업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또한 고객 수익률이나 고객케어에 대한 지표 배점을 확대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 정착을 위해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음으로는 가장 비중이 큰 수익성 지표 부분은 별도로 운영했던 비이자이익 지표를 폐지해 조정 위험조적이익(RAR)로 단일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KPI 목표도 반기에서 연간기준으로 부여해 단기실적보다는 꾸준한 고객 기반 확대가 우대받는 방향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KPI제도 개선으로 본점 영업 추진 방식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특히 사업그룹 상품별로 본점에서 영업점에 목표를 배분하고 독려하기 보다는 본부 부서간 상품·서비스 연구개발 경쟁을 가오하하기를 주문했다.
손 행장은 리스크관리 기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의 틀도 제시했다. 먼저 고객관리부문의 혁신을 위해 WM(Wealth Manager)그룹과 연금신탁으로 나눠진 자산관리 조직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일원화해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상품과 마케팅 조직은 분리해 자산관리 상품의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손 행장은 "직접 고객을 대하는 은행인 만큼 더 높은 기준으로 고객 자산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피해고객에 대한 신속한 배상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번 KPI 및 조직 개편 방향을 발표하면서 "모두가 공감은 하지만 실행에 주저했던 과제들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혁신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변화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