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정식 출시를 앞둔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위)와 기아차의 중형 세단 신형 'K5'의 유출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
여기서도 '찰칵' 저기서도 '찰칵' 완성차 업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에 잇달아 신차 출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예비 소비자들은 물론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일부 완성차 제조사에서는 정식 출시를 앞두고 무방비로 유출되는 새 모델의 사진·영상에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최근 티저를 공개한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의 신차발표회 및 미디어 대상 시승 행사를 19일 진행한다.
'더 뉴 그랜저'는 지난 2016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출시하는 6세대 모델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자 현대차 브랜드에서는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디자인 프리뷰를 개최한 바 있다.
프리뷰 행사는 완성차 제조사에서 신차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차량의 실내외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하는 사전 행사다. 이후 현대차는 지난 4일 전국 영업점에서 사전 계약에 나선 데 이어 같은 달 티저 영상과 내외관 사진을 외부에 공개했다.
공식적으로는 이날이 '더 뉴 그랜저'의 베일이 벗겨진 날이지만, 이미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사전 계약 당일은 물론 프리뷰 행사가 열리기 수일 전부터 가림막이 전혀 없는 새 모델의 외관은 및 주행 사진이 올라왔다.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차는 지난 12일 중형 세단 'K5'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의 외장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회사 차원에서 공개한 실내 디자인은 엄밀히 말하면 없다. 신형 'K5'의 정식 출시 일정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외관 디자인을 공개하기 20여 일 전부터 각종 주요 포털 카페와 'K5' 동호회 및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내외 디자인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는 실제 주행 사진부터 상가 앞에 주차된 신차의 외관, 트림별 세부 디자인까지 업데이트되고 있다.
주요 포털 검색창에 'K5 유출', '그랜저 유출'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00 풀체인지 예상도 실제 유출 사진 비교', '00 풀체인지 유출(실사)' 등의 제목을 단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캡처 |
실제로 18일 기준으로 주요 포털 검색창에 'K5 유출', '그랜저 유출'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00 풀체인지 예상도 실제 유출 사진 비교', '00 풀체인지 유출(실사)' 등의 제목을 단 게시물이 쏟아져 나온다. 출고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제네시스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역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내 사진이 유출된 상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출시를 앞둔 신차가 특정 경로를 통해 외부에 유출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전례를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달라진 노출 수위다. 과거 위장막으로 차량의 앞과 뒤가 가려진 상태의 사진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차량의 내외관이 사실상 낱낱이 드러난 사진과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완성차 제조사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사전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무분별한 디자인 유출로 자칫 출시 전부터 '(디자인이) 별로다' 등 각종 구설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앞서 진행된 '더 뉴 그랜저'의 프리뷰 행사 때에도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전무는 "자동차 사진은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다를 수밖에 없다"라며 "유출된 (더 뉴 그랜저) 사진은 부분변경 모델의 매력을 표현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혹시 모를 디자인 유출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출시 전 테스트 차량에 경고 문구를 붙이는 방식으로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경우 <차량 모델은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영업비밀입니다. 본 차량의 내·외부를 무단 촬영 또는 촬영 시도하는 행위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로 간주돼, 대한민국 형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에 의거 엄중히 처벌될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붙여 놓고 있다.
다음 달 정식 출시를 앞둔 기아차의 신형 'K5'의 경우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실제 주행 사진 등이 공유되고 있다. /기아차 제공 |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전 세계 모든 자동차 제조사마다 신차 출시를 앞두고 디자인 등 신차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철통 보안에 나서고 있지만, 유출을 100%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주차된 상태라면 모를까 광고 촬영을 위해 이동 중인 차량이나 테스트 주행에 나선 차량의 경우 촬영을 막을 방법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차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은 제조사에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마케팅 비용에 들이는 막대한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정식 출시를 앞두고 다듬어지지 않은 차량의 내외부 디자인이 무분별하게 디자인이 유출되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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