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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노조 깊어지는 분쟁과 갈등으로 난감한 '현대중공업'
입력: 2019.11.15 17:23 / 수정: 2019.11.15 17:23
현대중공업이 협력사와 노조의 깊어지는 분쟁과 갈등으로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현대중공업이 협력사와 노조의 깊어지는 분쟁과 갈등으로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현대重 노사,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어려울 듯

[더팩트|이진하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깊어지는 노사 갈등과 실적 부진, 하도급법 위반, 갑질 횡포 등으로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임금 협상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법인 분할 작업에 대해 반대하고 나서고 있으며, 올해 임금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임단협 27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 선거기간인 11월 말까지는 종합적인 제시안을 내놓을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뜻을 노조 측에 밝혔다. 또 "앞으로 11월 말에 있을 조합 임원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11월 울산시지방노동위원회 징계 관련 판결이 연기돼 이 문제가 교섭에 걸림돌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노조는 "집행부와 교섭을 안 하겠다는 것이냐"며 "임원선거를 왜 회사에서 신경 쓰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현재 선거 중인 차기 집행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연내 타결이 힘들 전망이다.

노조는 현재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성과급 25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4일 발행한 사내 소식지 '인사저널'을 통해 노사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소식지 내용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의 기존 입장 변화가 없고 과도한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걱정스럽다"고 언급했다. 또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나 줄어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임금협상은 파업으로 밀어붙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는 사측이 임단협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6월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회사에서 울산시청까지 약 18km 구간을 가두 행진하는 모습 /뉴시스
노조는 사측이 임단협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6월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회사에서 울산시청까지 약 18km 구간을 가두 행진하는 모습 /뉴시스

여전히 불안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도 현대중공업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두 기업결합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해외의 기업 결합 승인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EU(유럽연합) 기업결합 본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EU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또 한일 관계 악화로 조선업 경쟁국 일본이 훼방을 놓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 기업결합심사도 노조와 시민단체의 반발은 변수로 남아있다. 노조는 인수 과정에 따른 인적분할로 인한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더팩트>에 "법인 분할로 인한 단체협약 승계 문제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경영권이 자회사로 분리되면 교섭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문제를 비롯해 시장 경쟁의 심각한 제한, 지역경제 공동화 문제를 우려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난달 10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부장급 직원 A 씨가 회사 건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바로 병원으로 수송됐지만 현재까지 위독한 상태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고 경위나 배경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A 씨가 최근 보직 해임 후 낮은 직책에 배치돼 인사 정책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아직까지 조사 중인 내용이라 어떤 말씀도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실적 부진도 리스크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올해 조선부문 목표인 159억 달러(약 18조 5489억 원)의 45% 인 72억 달러(8조 3995억 원)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또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결기준 매출 6조 5300억 원, 영업이익 219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38.3%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임단협 교섭에 대한 예측은 어려지만, 최대한 조율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실적과 관련해서 "조선업계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대비 줄어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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