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에 편입되는 아시아나항공이 회사 로고에 붙은 불은 색 '날개' 모양 마트를 없앤다. /더팩트 DB

아시아나 품은 HDC, 금호色 지우기 속도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대한항공과 더불어 양대 국적항공사로 자리매김해 온 아시아나항공의 이름표가 바뀔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대어'로 꼽힌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서 승기를 잡은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로고에 붙은 붉은 색 '날개' 모양 마크를 떼는 것으로 첫 행보에 나서면서 '금호색(色)' 지우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HDC그룹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전날(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소집, 새로운 아시아나항공 브랜드 제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날개'를 형상화한 그룹 통합 기업이미지(CI)를 도입한 이후 CI 소유권을 가진 금호산업과 매년 상표권 계약을 갱신, 13년 동안 해당 로고를 사용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4월에도 오는 2020년 4월 30일을 기한으로 상표권 계약을 갱신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날개' 마크를 떼는 것을 기점으로 '새 주인' HDC그룹이 이른 시일 내에 '아시아나'라는 회사 이름 자체를 달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간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을 전후로 'HDC항공' 또는 'HDC아시아나항공' 등 'HDC'를 붙이는 방식으로 회사명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DC그룹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나항공이 월 단위로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 역시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월별 연결매출액의 0.2%를 금호산업에 상표권 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올해 상표권 사용료는 143억6700만 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2조4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예상치 대비 1조 원가량을 더 써내며 '통 큰' 베팅에 나선 상황에서 100억 원을 훌쩍 넘는 사용료를 감내할 필요가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룹 계열사로서 '정체성' 확보 차원에서 네이밍 작업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HDC그룹은 지난해 5월 지주사 출범 이후 그룹 명칭을 현대산업개발그룹에서 HDC그룹으로 바꿨다. 이후 지난해 1월 사들인 부동산 전문 포털사이트 '부동산114'를 제외한 아이파크몰, 현대EP, 아이콘트롤스, 아이서비스 등 계열사 사명에도 그룹 CI인 붉은색의 'HDC' 글자를 붙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을 전후로 'HDC항공' 또는 'HDC아시아나항공' 등 'HDC'를 붙이는 방식으로 회사명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해 왔던 브랜드 명칭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새로운 그룹에 편입됐다는 상징성과 더불어 새로 정착하게 될 HDC그룹의 정체성 등을 고려하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