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포장김치 비수기로 여겨지던 김장철 포장김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민주 기자 |
금(金)추된 배추 몸값에 '김포족' 늘어…업계, 포장김치 매출 전년비 20% 상승 예상
[더팩트|이민주 기자] 포장김치 판매 업체들이 다가오는 김장철 맞이에 분주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금(金)추'로 불릴 만큼 올해 배추값이 오른 데다 3인 이하 가구 수가 늘면서 과거 비수기로 여겨지던 김장철에 오히려 포장김치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김치 매출 규모는 2526억 원이다. 이는 지난 2014년 1412억 원 대비 79% 증가한 것으로 국내 김치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의 성장세 속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김장철에는 직접 김치를 담그는 사람이 많아 배추, 고추가루 등 재료 소비 비중이 높았던 반면, 포장김치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었다. 포장김치 업계의 매출 상승세가 여름철에 집중된 것 역시 이 같은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대신 통상 11월으로 여겨지는 김장철에는 김장을 하는 탓에 포장김치 판매량이 오히려 낮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가정에서 김장을 하는 사람이 줄면서 포장김치 구매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본격적인 김장철 전인 10월부터 포장 김치의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달 비비고 김치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0% 늘었다. 대상 종가집 포장김치 매출도 9~10월 지난해 동기에 비해 12% 늘었다.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배추가격 역시 한 몫을 차지한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평균 소매가는 4798원(1 포기)이며 평균 도매가는 8600원이다. 6500원 대까지 올랐던 지난달에 비하면 소폭 하락했으나 월평년 가격(2049원)에 비해서 2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대상이 올해 김장 계획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올해 김장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상 제공 |
여기에 김장 대신 포장김치 구매를 선택하는 '김포족(김장 포기족)'의 확산 역시 소비 패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상이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올해 김장 계획'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4.9%가 김장 포기를 선언했다. 이들은 김장을 포기한 이유로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56%)을 가장 높게 꼽았다.
김장계획이 없는 응답자 중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답변은 58%였으며 이는 지난 2016년(38%) 대비 20%p 상승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50대 이상의 포장김치 구매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김포족 중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는 76%로 지난해 대비 15%p 늘어났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부터 포장김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배추값 상승 등으로 김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김장철 오히려 포장김치 판매가 줄곤 했지만 올해는 자사도 김장철을 대목으로 보고 대비를 하고 있다. 김치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용량과 김치 종류를 다양화 하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마트 관계자도 "지난달 자체브랜드 김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정도 늘었다. 특히 이번 김장철에는 포장김치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관련해 보관용기나 김장용품 관련 물품 코너를 마련하는 등으로 김장철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