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은행 앱으로 타행 계좌 업무도 볼 수 있는 '오픈뱅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은 각종 은행 및 핀테크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 화면. /이지선 기자 |
은행마다 인증 방식 등 일부 차이
[더팩트|이지선 기자] 하나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계좌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뱅킹'의 시범운영이 30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은행 앱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직접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비교해봤다.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는 농협·신한·우리·KEB하나·기업·국민·부산·제주·전북·경남은행 등 10곳이 먼저 도입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여타 핀테크 앱에는 오는 12월 오픈뱅킹이 적용된다. 다만 현재 오픈뱅킹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은행 앱에서 카카오뱅크의 계좌나 케이뱅크의 계좌도 등록할 수 있다.
우선 신한은행 앱 '쏠'과 국민은행 'KB스타뱅킹' 앱을 통해 오픈뱅킹 등록을 체험해봤다. 두 애플리케이션 모두 계좌를 등록하기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공통적으로는 로그인 이후 약관 동의 절차를 거쳐 관련 안내 사항을 전달받는 메일 주소를 등록하고, 계좌번호 입력과 본인인증 절차를 마치면 타행 계좌가 등록됐다.
기업은행 등 다른 은행 앱도 절차나 걸리는 시간은 비슷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오픈뱅킹을 신청하기에 앞서 본인 명의의 계좌와 계좌번호를 보여주면서 등록을 권유했다. 만약 해당 계좌를 등록하려면 계좌번호를 따로 입력할 필요도 없이 체크만 하면 바로 본인인증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등록 과정에서 다른 계좌를 미리 보여주는 기능은 신한은행만 제공한다"며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해 타행 계좌를 사전에 보여주면서 등록 과정을 더 단순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모바일 앱으로 체험해본 결과 오픈뱅킹으로 타행 계좌를 등록하기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한건우 인턴 기자 |
이외에도 본인 인증 과정에서는 은행마다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ARS 인증을 통해 본인을 인증했고 국민은행의 경우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입력과정을 거쳐야 했다. 기업은행 '아이원뱅크' 앱의 경우에는 문자 인증을 거쳤다.
오픈뱅킹으로 계좌가 등록되자 타은행 계좌에서 송금까지도 가능했다. 앱마다 있는 계좌 조회 메뉴에 들어가면 타은행 계좌가 따로 분류돼있고 각 계좌별로 상세 내역 조회는 물론 송금까지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앱으로 여러 은행 계좌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은행 앱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10개 은행은 일제히 앱을 개편하는 한편 이벤트로 고객 끌기에 나섰다.
신한·국민·하나·우리·기업·농협은행은 일제히 기존 고객을 잡기 위한 각종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각 은행은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경품을 걸고 타행 계좌 등록을 권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은행들은 타행에 남아있는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타행 자금으로 예금계좌를 개설하는 경우 우대금리 혜택을 주고 국민은행은 5개 입출금 계좌에서 한 번에 자금을 끌어오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유인에 나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10개 은행에 오픈뱅킹이 적용됐지만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핀테크 회사에서도 더 간편한 기능으로 앱을 내놓는다면 앱 설치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