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대중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겸한 번개 행복토크를 열고 구성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 회장 소통 행보…격식 파괴 광화문 만남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구성원들과 회사 주변 식당에서 격의 없는 행복토크 시간을 보냈다.

2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28일) SK그룹 사내 게시판을 통해 모집한 그룹 구성원 140여 명과 서울 광화문 일대 식당 2곳에서 '번개 행복토크'를 연이어 열었다.

최 회장은 올해 SK신년회에서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새 경영 화두로 제시하고 구성원들과 100회에 걸쳐 행복토크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번개 저녁모임으로 진행된 행복토크는 각각 89, 90번째 자리였다.

행복토크는 최 회장이 "형식을 파괴해 구성원들과 소박하고도 진솔한 대화 자리를 갖고 싶다"고 직접 제안해 만들어졌다.

이날 '번개 행복토크'는 행복추구의 주체인 구성원들의 적극적 동의와 실천을 구하기 위해 최 회장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식사자리를 만들어 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과 구성원들은 돼지국밥, 문어숙회, 육전, 보쌈, 순대에 소주와 맥주, 와인 등을 곁들이며 대화를 나눴다.

오후 5시쯤 1번째 행복토크 장소인 을지로의 한 모던 한식주점에 모여있던 구성원들은 최 회장이 면바지와 재킷 등 캐주얼한 복장으로 들어서자 환호를 보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그동안 관계사별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했던 행복토크에서 탈피해 이날은 그룹 전체 구성원들에게 제가 밥을 사면서 행복 스킨십을 강화하는 자리"라며 "우리가 행복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이야기해보자"고 운을 뗐다.

먼저 최 회장은 행복퀴즈를 냈고 정답을 맞힌 구성원들에게는 여행상품권과 포상휴가 등을 선물로 제공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회장님 팔뚝이 굵은 데 관리는 어떻게 하시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최 회장은 "웨이트도 하고 많이 걷는다"고 말했다.

"회장님 개인의 행복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는 "테니스 같은 스포츠와 영화, 음악도 삶의 소소한 행복"이라고 답했다.

최태원 회장이 번개 행복토크 참여 구성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SK그룹 제공

대화를 나눈 최 회장은 이어 테이블을 돌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은 셀카를 찍고 건배 제의를 했다. 이날 행복토크는 인생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회사의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떠들썩한 소통마당이 됐다.

화두는 SK와 사회의 '행복 추구'였다.

최 회장은 마이크를 잡고 "우리가 행복세상, 행복경영을 선포해도 밤은 찾아오고 비바람도 불어올 것"이라며 "지금 마라톤 출발선에 선 10만여 SK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행복에 대한 동의와 믿음, 실천의 과정을 통해 행복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의하는 행복은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인데 여러분은 어떤지 궁금하다"며 "분명한 것은 행복은 우리 스스로가 노력해 지속적으로 쌓아가야 하는 것인데, 구성원 행복추구의 전제조건이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라는 사실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건배사로 "회사는 우리다, 우리는 하나다"를 선창했고 구성원들이 잔을 들어 화답했다.

이후 2번째 행복토크 장소인 광화문 인근의 국밥집으로 자리를 옮긴 최 회장은 "성공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행복해지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행복경영 소신을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의 SKMS(SK 경영관리체계)가 규정하는 것처럼 행복이 커진다는 믿음이 있으면 몰입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성과가 나타나 우리 구성원 전체의 행복이 더불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행복해지면, 곧 수펙스(SUPEX, Super Excellent)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90회째 행복토크를 진행한 소감을 묻는 말에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를 하면서 저 스스로 더 행복해졌다"며 "그동안의 행복토크를 통해 구성원 여러분이 행복에 더욱 전념하고 헌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복토크는 참여희망 인원이 넘쳐 2곳 식당에 스탠딩 자리까지 추가로 마련해 진행됐다. 최 회장은 이날 늦은 밤까지 국밥집에 남아 구성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격의 없는 행복 소통을 이어나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