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메디톡스, 이달 중순까지 ITC에 최종 보고서 제출[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의 '보톡스 전쟁'이 또다시 점화됐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측의 균주 검증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고, 대웅제약은 이에 대해 '메디톡스 주장이 거짓이자 말 바꾸기'라고 맹비난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난 7월 실시한 포자 감정 방식으로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검사한 결과 포자가 생성된 것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포자란 균류가 만들어내는 생식세포이고, 포자 감정이란 포자 생성 여부에 대한 감정이다. 메디톡스가 보유한 '홀A하이퍼' 균주는 국내 토양에서 자연적으로 추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포자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는 포자 형성 여부에 따라 균주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대웅제약은 지난 8월 30일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에 대해 포자 감정시험을 한 결과 포자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진행한 포자 감정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 같은 방식으로 자체 실험을 한 결과 메디톡스 균주에서도 포자가 형성됐다고 밝힌 것.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포자감정 결과로는 메디톡스 균주 유출 여부가 입증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희대의 사기극'이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메디톡스를 향해 신뢰할 수 없다며 균주 출처도 의심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2017년 10월의 소장에서부터 자신들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심지어 지난 1월에는 자신들의 균주가 감정시험 조건을 포함한 어떠한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공언한 바 있다"며 "이제 와서 대웅제약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지자, 메디톡스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메디톡스는 감정시험 조건에 처음부터 동의하고 이례적이라는 지적은 전혀 한 바가 없었다"며 "실제로도 포자 감정 시험에 사용된 열처리의 온도 조건과 시간, 배지, 배양 온도 등은 모두 전혀 특별하지 않고, 매우 일반적인 포자 확인시험 조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제는 메디톡스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신뢰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메디톡스는 더 이상의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8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홀A하이퍼 균주는 어떤 방식으로도 포자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다"며 "저희도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대웅제약이 진행하는 방식에 대해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달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대웅제약 측에서 시험을 한 결과 포자가 생성됐고, 이에 따라 저희 균주를 가지고도 해보니 포자가 형성된 것"이라며 "홀A하이퍼 균주에서 포자가 형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포자감정은 여러가지 감정 중 하나일 뿐으로, 더이상 포자감정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라며 "이미 포자감정과 함께 염기서열분석도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지난달 2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특히, 메디톡스는 미국 ITC 소송의 법정대리인으로 뉴욕 연방남부지검 검사장 대행을 역임한 한국계 변호사 '준킴'을 선임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준킴과 같은 저명한 인물이 ITC 소송에 합류한 것은 메디톡스가 제기한 주장의 정당성을 신뢰한다는 것"이라며 "그가 이번 소송을 공정하고 올바른 결론이 도출되도록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보고서 제출 법정 시한인 10월 중순까지 ITC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ITC 재판은 내년 2월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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