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주 늘렸지만 생수·소주 품절…손님, 평소 대비 2배 이상 몰려[더팩트|이민주 기자] 편의점 업계가 때아닌 특수에 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에 이어 전날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로 인근 편의점 매출이 크게 오른 것.
오는 5일 서울 서초동에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면서 인근 편의점마다 발주 물량을 늘리는 등 늘어날 고객들을 대비한 준비 작업으로 분주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3~4일 대규모 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편의점과 서초동 인근 편의점을 방문했다.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가 주최한 '조국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집회 막바지인 저녁 8시경 광화문 인근에 있는 한 세븐일레븐 매장은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17평(56.0㎡) 규모의 매장 내부에는 십여 명의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계산대 앞으로 수 명이 줄을 이뤘다. 편의점 직원은 분주히 빈 매대에 물건을 채워 넣고 있었으며, 생수가 있는지 묻는 손님들에 연신 "다 팔렸다"고 답했다.
품절된 상품은 대부분 음료였다. 평소 같았으면 생수, 이온음료, 맥주, 소주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을 매대는 텅 비어있었다. 이 매장 아르바이트생은 "집회가 열린다고 들어 생수 등 인기품목 발주량을 늘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저녁 전에 이미 생수는 다 팔렸다. 생수가 다 팔리니 이온음료도 덩달아 인기였다. 주류도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 CU 매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얼음 컵 상품이 가득해야 할 냉동고는 비어있었으며 삼각김밥 등 간편식이 진열된 매대도 텅 비었다. CU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평소 하루 평균 1000명 정도가 방문하는 매장이다. 오늘은 그 두 배 이상 손님이 온 것 같다. 정말 바빴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한 차례 집회를 경험한 서초동 인근 편의점은 발주를 늘리는 등으로 오는 5일 예고된 '검찰개혁' 집회에 대비하고 있었다.
4일 서울중앙지검 인근 CU 매장은 벌써부터 입고된 물건을 내부로 옮기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지점 점주 A씨는 "지난 주말 집회 당시 손님이 얼마나 왔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왔다. 내일도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전반적으로 발주량을 늘렸다. 가장 발주량을 많이 늘린 상품은 생수다. 지난주 생수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서초동 편의점 집회 특수는 실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서초동 주변 점포(10곳)의 매출은 전주 동일(21일) 대비 평균 2~3배 상승했다. 상품 별로 보면 이 기간 생수 매출액은 262.4% 늘었고 맥주 346.9%, 마른 안주류 277.4%, 아이스크림 366.4% 높아졌다. 이외 차음료(245.8%), 탄산음료(245.8%), 아이스드링크(220.1%)도 매출이 훌쩍 뛰었다.

같은 날 GS25 매장 두 곳 매출도 크게 뛰었다. 4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생수 및 탄산수 매출은 전주 동일(21일) 대비 1270.9% 신장했다. 같은 기간 이온음료의 경우 4421.5%, 건전지 및 충전기류는 3327.9%, 종량제봉투 2817.2%, 차음료는 204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내일(5일)도 집회로 인해 인근 편의점으로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집회 특수는 일시적이고 지역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따로 해당 매장에 발주를 늘리라는 등의 안내를 하지는 않았지만, 광화문 지역은 워낙 시위기 잦은 곳이기에 점주님들이 알아서 시위나 집회가 예고되면 물량을 늘리는 등으로 대비한다. 서초동 매장의 경우도 지난주 한 차례 집회를 경험한 만큼 점주들이 판단해서 발주량을 늘리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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