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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국내 완성차 판매 10대 중 8대 '현대기아차'…쏠림현상 '경고등'
입력: 2019.10.02 00:00 / 수정: 2019.10.02 00:00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내수 시장에서 중형 SUV QM6의 선전에 힘입어 7817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16.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내수 시장에서 중형 SUV 'QM6'의 선전에 힘입어 7817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16.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3위 경쟁' 그나마 선전한 르노삼성마저 '단차(車) 신세'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5개 완성차 제조사에서 판매한 자동차 10대 가운데 8대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로 나타났다.

나머지 20%가량의 점유율을 두고 벌이는 3위 경쟁에서 나 홀로 선전한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제외한 대부분 라인업에서 30~50%에 달하는 감소율을 보이며 특정 모델 쏠림 현상을 보이면서 '시장 불균형'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한국지엠 등 5개사가 발표한 9월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국내 시장에서 모두 11만2407대를 판매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내수에서 5만139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의 감소율을 보였다. 기아차는 플래그십 SUV '모하비 더 마스터'와 준대형 세단 'K7'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7.3% 늘어난 4만2005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을 더하면 모두 9만2144대로 5개사 전체 판매량의 82%에 달한다.

쌍용차의 경우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준중형 SUV 코란도를 제외한 모든 차종의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뒷걸음질쳤다. /쌍용차 제공
쌍용차의 경우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준중형 SUV '코란도'를 제외한 모든 차종의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뒷걸음질쳤다. /쌍용차 제공

내수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지엠의 경우 3사 모두 같은 기간 8000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781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6.4%의 증가율을 기록, 지난 8월 쌍용차에 내준 3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쌍용차는 같은 기간 5.4%의 감소율을 보이며 7275대를 판매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한국지엠으로 내수 시장에서 571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0.4% 줄어든 수치다.

'2강 3약' 구도의 고착화 외에도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이들 3사 모두 특정 모델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유일하게 판매량 상승곡선을 그리는 데 성공했지만, 차종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체 라인업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QM6'와 'QM3' 단 두 모델뿐이다. 'QM6'의 경우 4048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0.3%의 증가율로 실적을 견인했지만, 주력 세단 라인업인 'SM 시리즈'의 경우 전 모델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하며 기를 펴지 못했다. 실제로 준중형 세단 'SM3'의 경우 지난달 155대가 팔리며 63%의 감소율을 보였다.

쌍용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쌍용차는 최근 가솔린 모델을 추가한 준중형 SUV '코란도'가 1619대가 판매되며 선방했지만, 소형 SUV '티볼리'는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2125대를 기록했고, 대형 SUV 'G4 렉스턴'(833대)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2698대) 역시 각각 32.8%, 8.8%씩 판매량이 뒷걸음질 쳤다.

한국지엠은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볼트를 제외하고 승용 및 RV 전체 차종의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보이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은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볼트'를 제외하고 승용 및 RV 전체 차종의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보이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의 경우 179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155%의 증가율을 기록한 전기차 '볼트'를 제외하고, 경차 '스파크'(2743대·13.1%↓), 중형 세단 '말리부'(602대·73.7%↓), 준대형 세단 '임팔라'(63대·18.2%↓), 스포츠카 '카마로'(10대·47.4%↓) 등 승용 라인업 5개 모델을 비롯해 소형 SUV '트랙스'(871대·16.5%↓), 중형 SUV '이쿼녹스'(147대·20.5%↓) 등 레저용 차량(RV) 2개 모델 등 상용차를 제외한 전 모델의 판매량이 줄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그간 소형 SUV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해왔던 쌍용차의 '티볼리'는 현대차의 '베뉴' 기아차의 '셀토스' 등 경쟁사 신차에 자리를 내주고 있고, 한국지엠의 경우 최근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출시했지만,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혀 신차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내수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체 모두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 등을 내세우며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시장 불균형은 앞으로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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