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도전' 산업은행, KDB생명 매각절차 돌입…연내 매각 목표
  • 이지선 기자
  • 입력: 2019.09.30 10:21 / 수정: 2019.09.30 10:25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이번이 4번째 시도로 이동걸 회장은 현재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이번이 4번째 시도로 이동걸 회장은 현재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더팩트 DB

산은 "이번 매각에 관심 높을 것" 자신…시장은 '글쎄'[더팩트|이지선 기자] 산업은행이 다시 한번 KDB생명 매각에 나선다. 지난 2014년 두 차례와 2016년 한 차례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네 번째 매각 시도다. 산은은 KDB생명의 실적이나 건전성 개선세를 강조하며 매각 성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30일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주식회사 매각공고를 내고, KDB생명 매각절차를 공식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위해 매각주간사에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 재무실사에 삼일회계법인, 계리실사에 밀리만, 법무실사에 광장을 각각 선임했다. 지난 8월14일 킥오프 (Kick-off) 미팅을 시작으로 매도인실사 및 잠재투자자 앞 사전미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산은은 이르면 11월 초 투자의향서(LOI) 접수 및 입찰적격자(short-list) 선정을 마치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MOU체결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한 내년초에는 매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산은은 "유연한 거래구조를 제시해 최대한 많은 잠재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KDB생명과 긴밀한 협조로 매각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은이 KDB생명을 품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부터다. 금호그룹 구조조정 및 생보사 부실화에 따른 보험가입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PEF를 통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3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KDB생명은 매각 무산 이후 실적 급감 등 악재를 겪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엔 연속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에 산은은 기업가치 제고 이후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동걸 산은 회장 또한 지난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서 KDB생명 경영정상화 이후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KDB생명 정상화를 위해 정재욱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를 새 사장으로 임명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한 이후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는 등 건전성을 강화하고, 보장성 상품에 집중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3000억 원 증자 등 대규모 자본 확충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한 KDB생명은 흑자 전환에 성공해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 2017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8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KDB생명은 지난 2017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8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올해 상반기 말 KDB생명은 당기순이익 335억 원을 기록했고, 지급여력비율도 232.7%로 끌어올렸다. 산은은 이러한 경영 정상화를 기반으로 매각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산은 측은 "이번 매각은 사모펀드(PEF) 및 특수목적법인(SPC)이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8800만여 주를 매각하고 KDB생명 경영권을 이전하는 거래로, 잠재투자자는 다양한 거래구조를 제안할 수 있어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 및 재무적 투자자의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며 "잠재매수자 면담 등을 통해 달라진 KDB생명의 모습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된다면 M&A에 대한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산은 측의 자신감과는 달리 시장 분위기는 밝지 않다. 최근 보험 업황이 둔화된 데다 조만간 새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을 앞두고 있어 재무적 부담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KB금융이나 우리금융 등이 주요 인수 후보로 꼽혔지만 이들 또한 바로 인수설을 일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항간에는 새 국제회계기준이나 신지급여력제도(K-ICS) 이후 분명히 재무적으로 어려워지는 보험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전략적 투자자들은 인수에 섣불리 나서는 것은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업황도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라 보험사가 매력있는 매물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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